"하늘 같은 은혜 갚겠다…사상구민과 함께 만든 꿈 이뤄질 것"

"당선인 비서실장부터 운명적인 것" 대통령 교감 질문엔 침묵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성공시켜 주기를 부탁드린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요구한 '당지도부·중진·친윤 희생'의 핵심 대상이었던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관심은 김기현 대표 거취에 쏠린다. 또한 장 의원의 불출마는 총선을 앞둔 국민의힘 인적개편·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한 번의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엔 제가 가진 마지막 공직인 국회의원직"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에 있겠냐.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어놓는다. 이제 떠난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가슴이 많이 아프다"며 "국회의원에 대한 미련도 정치에 대한 아쉬움 때문도 아니다. 오직 저를 믿고 한결같이 응원해 준 부산 사상구민께 죄송한 마음 때문"이라며 지역구민들에게 인사도 전했다.

그는 "존경하는 사상구민 여러분께 감사했다. 평생 살면서 하늘 같은 은혜를 갚겠다"며 "사상구민과 함께 만들어간 꿈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장 의원은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질의응답)은 양해해 달라. 제가 다음에 인터뷰를 통해 말씀드리겠다"며 "오늘 어떤 이야기를 하고 질문을 받으면 또 다른 해석이 나올 수 있다. 제 심정을 봐서 양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럼에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고, 장 의원은 '언제 결정했느냐'는 물음에 "제가 당선인 비서실장이 되는 순간부터 각오해야 되는 것 아닌가. 운명적인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결단하고 발표한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정치를 계속해 왔다. 정치인한테 정치생명은 자연생명하고 비견될 만한 것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2016년4월13일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그날부터 지역주민을 부모님처럼 모신다"며 "사상구민들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감사하다. 그런데 부모님을 버려라, 정치생명을 넘어서 자연생명을 버리는 요구를 어떻게 수용했겠나. 충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을 느꼈느냐는 질문에 "윤 정부 성공이 가장 절박한 문제다. 총선 승리가 가장 기본적 조건이다. 그러니 제가 갖고 있는 하나 남은 것도 내어놔야 하지 않겠나. 그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중진, 친윤 의원들이 내려놓는 게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제 거취를 결정했다"며 "그 얘기는 제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역주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다. 조금 쉬고 싶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과 상의했느냐, 지도부와 상의했느냐 등에 대한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