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4200만원 떨어지고 갚을 돈은 늘고"…수도권 자산 '뚝'

수도권 가구 거주주택 1년새 -4215만원…비수도권 -1084만원

수도권 자산 감소 결정타…"3월 기준이라 현재와는 온도차"

 

올해 3월 기준 수도권 가구가 거주하는 주택 가격이 1년 새 평균 약 4200만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률로 따지면 10%가 넘는다. 


이는 비수도권 가구가 1년 새 경험한 거주주택 가격 하락 폭의 4배에 달했으며, 수도권 가구의 자산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8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이 실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수도권 가구의 실물자산 중 거주주택 가격은 평균 3억960만원으로 전년(3억5175만원) 대비 4215만원(-12.0%) 하락했다. 


고금리와 올초까지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수도권 집값이 1년 사이 평균 10% 넘게 떨어진 상황으로 풀이된다.


반면 비수도권 가구가 보유한 실물자산 중 거주주택은 평균 1억5159만원으로 1년 전(1억6243만원)에 비해 1084만원(-6.7%)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세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지만 수도권 가구의 거주주택 하락 폭에 비하면 4분의 1 정도에 해당한다. 하락률끼리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수도권 주택은 지난 몇년간 가격 오름세가 워낙 가팔랐기 때문에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면서 지난 1년간 하락률도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과거 2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올랐을 때 실물자산이 크게 늘었다가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따라 감소한 것"이라며 "다만 3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올랐기 때문에 현재 느끼는 가계 금융 상황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거주주택 가액 하락은 수도권 가구의 전체 자산 감소에 결정타를 날렸다.


지난 3월 말 수도권 가구가 보유한 총 자산은 6억5908만원으로 1년 전(6억9246만원)보다 3338만원(-4.8%) 감소했다. 금융자산은 1년 새 3.9% 늘었지만 실물자산이 7.2% 감소한 영향이다. 실물자산 중에서도 거주주택 외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늘었기 때문에 수도권 가구의 총 자산 감소는 거주주택의 가격 조정이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비수도권 가구의 경우 3월 말 기준 총 자산은 1년 전보다 988만원(-2.4%) 감소한 3억9947만원을 기록했다. 자산 감소세가 감소율 기준으로 수도권 가구의 절반, 절대액 기준으로는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수도권 가구는 원리금 상환액마저 1년 새 250만원 넘게 치솟았다. 고금리로 보유 자산이 축소됨과 동시에 원리금 부담마저 오르는 설상가상 상황에 처한 것이다.


수도권 가구는 작년 한 해 은행 등에 원리금으로 평균 1539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1288만원) 대비 251만원(19.5%) 확대된 규모다.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인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을 기준으로 수도권 가구의 원리금 부담은 이미 1539만원보다 불어났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수도권 가구의 원리금 상환액은 지난해 평균 988만원으로 전년(1036만원) 대비 48만원(-4.7%) 오히려 감소했다.


이번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실물자산 가격은 지난 3월31일 시장가격을 기준으로 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는 전국 2만여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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