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공급 부족·부동산 정책까지"…밝은 미래 꿈꾸며 반등한 건설주

주요 건설주, 최근 한 달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 상회

 

고금리 장기화에 약세를 보이던 건설주가 반등하고 있다. 건설업황이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발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설주에 대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녹는 모양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건설 지수는 지난 2일 680.91에 거래를 마쳤다. 10월31일 종가인 618.18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10.1% 상승한 수준이다. 코스피 200 건설 지수도 최근 한 달 들어 11.9% 오르며 313.56에 마감했다.

개별 종목으로 봐도 같은 기간 큰 폭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HDC현대산업개발(30.3%), GS건설(22.9%), 대우건설(17.7%), DL이앤씨(10.8%) 등 주요 건설사들의 주가는 코스피 지수 상승률(9.97%)을 웃돌았다.

건설주가 최근 강하게 반등하는 이유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기대감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등 다양한 경제지표들이 발표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통상 건설업은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이 확대되면서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미치며 업황이 악화한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자금 조달 부담 완화와 더불어 부동산 매매가 늘어난다.

시장에서는 경제 지표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제계 인사들이 금리 인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발언을 이어가는 것을 이유로 고금리 종료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매파 성향 인사로 분류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지난달 28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금융 관련 회의에서 "추가 금리인상이 불필요하다"고 발언했고,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 빌 애크먼은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쇼에 출연해 "연준이 내년 1분기 이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에 더해 각종 사고 등 악재가 발생하며 하락한 건설주 주가도 투자하기에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최근 투심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아파트 분양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분양이 최근 감소하고, 매매거래량도 줄었지만 아직 박스권이라는 점에서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매매거래량은 올해 2~3월 큰 폭으로 반등한 이후 3만5000~4만세대 사이 박스권에서 횡보하고 있고, 미분양 물량은 8개월 연속 전월대비 소폭 감소하고 있다"며 "주택 매매 수요는 반등 후 정체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연구원은 "분양시장의 분위기가 전방위적인 침체를 벗어났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며 "소득 수준이 유지되는 가운데 주택가격이 하락해 주택 구매력은 다시 확대된 만큼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 시점이 가시화된다면 주택매매수요는 하반기부터 다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9.26 부동산 공급대책이 일으킨 공급부족에 대한 경각심이 오히려 2024년 이후 주택 시장 반등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최근 김포-서울 편입, 노후신도시 특별법 연내 발의 등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이슈들이 더해지고 있는 것도 크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이미 나올 악재는 다 나온 상황에서, 금리라는 변수의 변화가 2024년 건설업종에 대한 반등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라며 "단기매수(Trading Buy) 관점이나 미워도 지금은 한번 쳐다볼 시기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관련 내용들이 공개되면서 불확실성이 대폭 해소됐다는 점도 주가 회복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전국 아파트값이 다시 하락하는 등 둔화하고 있다는 점, 금리 인하는 아직 기대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적극적인 투자는 위험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4주(2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가격은 0.01%% 하락하며 지난주(0.00%)보합에서 하락으로 전환했다. 지난 6월 3주 하락 이후 23주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서울도 27주 연속 상승세를 마감하고 보합으로 전환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리가 급락한 이유는 미국의 CPI 하락에 있는데, 소비심리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은 업황이 불경기로 진입한다는 의미로, 경기가 둔화되는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질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수급이 빈집이고 펀더멘털은 변화가 없기에, 센티먼트에 주가가 움직이기 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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