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 발표에 분위기 완전 험악"…의사 대표 100명 머리 맞댄다

의협, 26일 전국의사대표자·확대임원 연석회의

"총파업 등 결정은 일러"…의견 공유 선에서 그칠 듯

 

"분위기 완전 험악하죠. 대학들 희망정원 낸 것 좀 보세요. 충남대가 지금 110명인데 410명, 순천향대 93명인데 200명….이걸 갖다가 그대로 발표하는 사람들이 어딨습니까?"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의사단체들의 반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관계자는 2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가 의대 증원 문제를 의사들과 이야기하겠다고 해놓고 상의도 없이 이런 결과들을 발표해버리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1일 정부가 각 대학들이 제출한 의대 희망 증원 수요를 발표하자마자 의사단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물론 전국의 크고 작은 의사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그다음 날인 22일 열린 제18차 의료현안협의체(협의체)는 사상 처음으로 회의 시작 30분 만에 파행에 이르렀다.


여기에 더해 오는 26일 의협은 16개 시도지부, 전공의협의회 등 전국의 의사 대표자와 임원들을 모아 연석회의를 연다. 이날 참석 대상자만 200여 명에 달하는데, 의협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약 100명이 참석 의사를 밝힌 상태다.


협의체 파행 당시 의협 협상단장을 맡은 양동호 광주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국민 건강을 위해 '0'이라는 숫자에서 진지하게 다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보기로 했는데 일주일도 안 돼 얼토당토않은 수요조사 발표를 했다"며 의협 대표자 회의에서 총파업 등 대응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의사단체들의 연이은 반발과 사상 첫 회의 파행 이후 '총파업'이라는 단어까지 나왔지만 당장 파업까지 이르기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 지도부들 사이에서도 지금 상황에서 당장 총파업을 결정하기엔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의협 지도부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의협이 지금까지는 협상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정부는 협정보다도 정치적인 계산에 의해 수순을 진행하는 것 같아 새로운 전기를 만들자는 차원"이라며 "연석회의에선 앞으로의 방향성 내지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자리지 뭐가 다르게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파업 같은 경우도 국민들 또는 의사 회원들이 서로 공감이 될 만한 상황에서, 또 조직력도 확보한 상태에서 해야지 바로 파업이나 강경 투쟁으로 가시화되기에는 단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도 24일 상임이사회를 열어 앞으로의 대응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의견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그치고 의협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상임이사들과 한자리에 모여 현실적인 생각과 소신 발언 등을 공유했는데 연석회의에서 이 의견들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서울시의사회도 아직 어떻게 하겠다고 정한 건 아니고 의협이 제대로 안 간다는 판단이 서면 자체적으로 집회나 좀 더 강도를 높여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생들이 모인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도 의협 연석회의에 하루 앞선 25일 임시총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020년 8월 정부 정책에 반발한 의대생들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하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선 바 있어 이번 임시총회에서 어떤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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