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앤다더니 수험생 골탕 먹인 수능"…왜

"지문 쉬운 대신 선택지 까다로워…시간 오래 걸렸을 것"

"수학 22번 등 고난도 문제 다수 출제…체감 난도 높여"


16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초고난도 문항인 이른바 '킬러문항'이 배제됐지만 시험의 난도는 지난 2022학년도 '불수능'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킬러문항이 배제됐음에도 시험의 난도가 높았던 이유는 선택지를 까다롭게 출제하고 지문과 선택지를 연결하는 과정에 고도의 독해력·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기 때문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일부 문항은 난도가 높아 수험생들이 킬러문항으로 느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상담교사인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19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수능의 난도가 높았던 이유에 대해 "지문을 읽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독해력·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사는 "지문이 쉽다면 선택지를 까다롭게 출제하는 것이 난이도를 조절하는 기법 중 하나"라면서 "선택지도 까다롭게 나왔는데 지문을 읽고 선택지와 연결시키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문제가 다수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킬러문항이 배제됐지만 수험생들이 킬러문항으로 받아들일 만한 고난도의 문제가 다수 출제된 것이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를 높인 이유라는 분석도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 22번, 국어 독서 15번, 문학 34번, 언어와매체 37번 등을 꼽은 뒤 "난도가 높은 문제들이었지만, 킬러문항의 정의가 애매해 교육과정에서 벗어났다고 말하기도 어려운 문항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킬러문항 배제 방침을 밝힌 뒤 수험생들이 킬러문항이 배제된 수능 출제 유형에 익숙해질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도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새로운 출제 유형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고교 진학상담 교사는 "통상 6월, 9월 모평이 수능의 방향타가 된다는 것을 모르는 교사나 수험생은 없지만, 매년 모평과 수능의 난도는 '널뛰기'를 하는 수준"이라며 "9월 모평도 마찬가지였는데,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하고 수험생을 골탕 먹인 시험이 됐다"고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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