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윤심' 압박에 반격했지만…리더십 시험대 오른 김기현

김기현, '윤심' 주장에 "바람직하지 않아" 비판…인요한 우회전략 겨냥

당내서는 의견 엇갈려…혁신위는 조기 해산 가능성 또 언급

 

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중진 불출마·험지 출마 목소리가 나오면서 '혁신'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김기현 대표의 리더십도 다시 한 번 도전에 직면하는 모습이다.


전권을 부여받으며 출범한 인요한 당 혁신위원회는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정식 안건은 아니지만 사실상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으라는 권고에 당 분위기는 순식간에 경색됐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측근)으로 불리며 실세로 꼽혔던 장제원 의원은 사실상 반발했고, 혁신위가 조기 해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권고 대상과 혁신위 간 갈등 구도가 형성되자 김기현 대표는 혁신위에 자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인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당 지도부와 중진들을 재차 압박하는 등 김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단 김 대표는 정면돌파를 선택하는 모습이다. 김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을 향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이런 발언은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을 앞세워 대다수가 자신을 친윤이라고 하는 당 소속 의원들을 압박하려는 우회 전략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결국 모든 것은 최종 결정권자인 김 대표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김 대표 자신도 불출마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그의 결정에 당 혁신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당 내부에서는 혁신위에 대한 의견차가 드러나고 있다. 앞서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 등 권고는 개인의 결정이라며 "혁신위 전권이란 건 제한 없이 모든 이야기를 해달라고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혁신위는 어디까지 최고위 산하 기구 중 하나로 많은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이를 결정하는 건 지도부 혹은 국회의원 개개인에 달렸다는 것이다.


반면 수도권 출마를 결정한 하태경 의원은 16일 KBS라디오에서 "김 대표가 인 위원장에게 약속했던 것은 전권을 주겠다는 것이고 전권을 주겠다는 혁신위의 결정은 지도부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것"이라며 "김 대표는 전권을 주겠다고 한 약속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 김기현 지도부와 인요한 혁신위는 운명 공동체로 혁신위가 무너지면 김기현 체제도 같이 무너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조기 해산은 없다고 못을 박았지만 만약 김 대표가 계속 결정을 미루거나 혁신위를 향한 비판을 쏟아낼 경우 조기에 해산할 가능성도 있다. 인 위원장이 버틴다고 해도 다른 혁신위원들이 빠져버릴 수 있다.


오신환 혁신위원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3호 혁신안을 보고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임기가) 12월 24일까지라는데 그렇게까지 길게 가고 싶은 마음은 개인적으로 없다"며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혁신위랑 (함께 하나)"라고 말했다.


혁신위 조기 해산 결정이 나올 경우 모든 책임은 김 대표에게 쏠릴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과 같은 극단적 선택지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김 대표가 혁신위 권고를 수용한다 해도 당내 중진들을 중심으로 김 대표에 대한 책임론을 쏟아낼 수도 있는 만큼 김 대표는 다음달 초로 예정된 인요한 위원장의 권고안 정식 보고 전까지 결단의 순간을 보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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