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서이초 교사 사망…업무 스트레스 등 복합적 요인이 원인"

70여명·메신저 등 전방위 조사…"범죄 혐의 갑질 발견 안 돼"

국과수에 심리부검 의뢰…"업무 스트레스·개인 신상 등 복합 요인"

 

경찰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극단 선택 관련 학부모의 '갑질' 의혹 사건을 4개월 만인 14일 '내사 종결'했다. 경찰은 그간 '연필 사건' 당사자인 학부모를 대상으로 범죄 혐의에 준하는 갑질 행위가 있었는지 입건 전 조사(내사)를 벌여왔다. 하지만 내사를 종결했다는 건 학부모에 대한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경찰은 고인이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된 원인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이 중첩된 결과'라는 잠정 결론을 냈다. 경찰은 고인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유족과 동료 등 관련자 70여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서이초 사건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건 전 조사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송원영 서초경찰서장은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은 범죄혐의점이 없어 금일 입건 전 조사 종결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빈다"고 밝혔다.


서이초 사건이란 지난 7월18일 오전 학교 학습준비실에서 1학년 담임교사 A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으로 타살 혐의가 발견되지 않은 만큼 '극단 선택'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다만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내고 반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긋는 등 이른바 '연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인이 학부모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의혹이 본격 확산했다.


경찰 수사 결과 노조 등의 주장대로 연필 사건 학부모로부터 폭언이나 모욕 등 범죄에 준하는 혐의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학부모의 진술과 구체적 정황 등을 조사한 결과 연필 사건 관련해 학부모와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 '모욕적' 또는 '폭력적'인 표현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송 서장은 "고인의 극단 선택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규명하기 위해 통화내역, 업무용 애플리케이션(하이톡) 내역, 고인의 태블릿 PC, 업무노트, 일기장, 병원 진료 내역은 물론 유족과 동료 교사, 친구 등 관계자 68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교사 생활을 처음 시작한 2022년도 관련 내용도 철저히 확인해 한치에 부족함이 없도록 수사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은 고인과 연필 사건 학부모의 통화 녹음 파일은 확보하지 못했다. 연필 사건 학부모의 휴대폰을 포렌식 했지만 녹음파일은존재하지 않았다. 고인의 휴대전화 기종도 '아이폰'인 탓에 포렌식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업무 스트레스를 비롯한 복합적인 요인이 중첩되면서 고인이 극단 선택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냈다. 경찰은 지난 8월 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심리부검'을 의뢰해, 지난달 결과서를 받았다. 이에 더해 법의학자, 의사, 변호사 등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변사사건심의위원회'의 판단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송 서장은 "2022년 학교에 부임한 이후 관련 스트레스를 겪던 중 학생 지도 문제, 연필 사건 중재 문제, 개인 신상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에서 제기된 학부모의 괴롭힘이나 폭언, 강요 등과 같은 행위가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로 볼 수 있는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연필 사건 가해 학부모에 대한 수사는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서이초 연필 사건 학부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악성 댓글을 단 누리꾼을 고소한 바 있다. 송 서장은 "통상 수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여 최종 종결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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