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사기 상장 아니야?"…파두 시총 1조 붕괴, 개미는 '분통'

 올해 기업공개(IPO)에서 첫 조 단위 대어로 꼽혔던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파두(440110)가 상장 후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원을 하회했다. 지난 2분기 연속 사실상 '매출 공백'이 발생한 데다 3개월 보호예수 물량도 쏟아져나오면서 주가가 약세를 거듭한 여파다. 개인 투자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두는 전일대비 5330원(21.93%) 하락한 1만89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사상 최저가로, 공모가(3만1000원) 대비 약 39% 하락한 수준이다. 파두는 지난 9일에는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파두의 지난 10일 종가(1만8970원)기준 시가총액은 9235억원이다.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 8월7일 시총(1조3263억원)과 비교하면 4027억원 가량이 감소했다. 상장 이래 종가 기준 가장 최고점을 기록했던 지난 9월12일 시총(2조1810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 새 1조2574억원이 증발했다.


파두가 3분기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져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8일 파두는 3분기 매출 3억2100만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파두는 지난 2분기에도 매출 59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2분기 연속으로 사실상 '매출공백'이 발생한 것이다.


투자자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종목 토론방에는 "동네 술집보다 못 버는 거 아니냐", "이 정도면 사기 상장이다", "파두 파두 끝이 없다", "2분기 매출 5900만원에 3분기 3억이면 다들 논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이지효 파두 CEO(최고경영자)는 실적자료를 통해 "메모리 산업은 지난 10년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볼 때 파두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더 큰 그림에서 파두는 올해 강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적 쇼크에 겹쳐 최근 3개월 보호예수 물량(373만8044주)이 풀리면서 매도세가 가속화한 모습이다. 기관 투자자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3거래일 연속 파두 물량을 내놨다. 기관은 파두 상장일인 지난 8월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파두 3965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 1위다.


외국인도 매도세에 힘을 보탰다. 파두 상장 이후 외국인은 86억원을 팔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홀로 4483억원을 순매수했다. 상장 이후 기관과 외국인이 내놓은 물량을 개인이 모두 받아낸 셈이다. 


파두의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장 초기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에 더해 고평가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상장 당일에도 공모가 대비 10.97%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파두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4805만2977주)의 39.10%(1879만687주)에 달하면서다.


또 파두는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으로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맥스리니어 등 미국 나스닥 상장 대형기업들을 선정하면서 고평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비교적 낮은 기관 경쟁률(362.9대 1)에 이어 일반청약에서도 79.75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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