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창당' 압박 수위 높이는 이준석…국민의힘 '통합' 딜레마

이준석, 당정관계 개선 없을 시 12월 신당 창당 거론

보수표 분산 우려…'중진 물갈이' 인적 쇄신 불가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2월 창당을 거론하며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신당 카드가 내년 총선에서 보수표 분산과 중도층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가 연말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에 대비한 당 안팎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여권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전날인 4일 이 전 대표가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개최한 토크콘서트 현장을 찾아 회동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을 향해 그의 영어 이름인 '미스터 린튼'을 부르며 영어로 "지금 상황에서 별로 할 말은 없다"면서 강한 적대감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듯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면서 "혁신보다 혁명이 나을 것 같다. 혁신이라는 말로 고쳐 쓸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자 보도된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여권 내부의 근본적 변화가 없다면 신당을 창당할 것인지 묻는 말에 "그렇다"며 "신당 창당은 보수 절멸을 막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창당 결정 시점은 그동안 12월로 제시해 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곧 정계 빅뱅이 올 것으로 보인다. 잘 대처하기 바란다"면서 당을 향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압박은 국민의힘을 진퇴양난에 서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의 '혁명적 수준의 당정관계 변화'를 수용할 수도 없고, 창당이 현실화하면 총선에서 보수표 분산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국면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도권 선거는 1000표, 1500표 싸움"이라며 "(신당은) 국민의힘 후보를 떨어뜨리는 파괴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중도·청년층 지지층이 두터운 유승민 전 의원이 신당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 '기름과 물' 같은 관계로 알려진 두 인물 모두 협력 가능성은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의 관건은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의 변화 여부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혁신위원회가 지난 3일 지도부, 중진 및 친윤(親윤석열 대통령)계 의원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요구한 쇄신안이 현실화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일각에선 이번 혁신안을 두고 혁신위가 이 전 대표의 의견을 수용해 포용 제스처를 보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의 만남을 거부했지만, 여당 지도부와 친윤 그룹의 제안 수용 여부에 따라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여당의 쇄신에 따른 긍정적인 여론 움직임을 일방적으로 부정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제3정당 창당 실패 시 이 전 대표가 떠안을 부담도 적지 않은 만큼 신당 창당설이 소문에만 그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는 언제든 손을 잡아야 할 대상 또는 분란의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이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당 안팎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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