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당하지 않아"…윤건영 "신속·단호하게 입장 정해야"

"사전 연구나 검토 없이 찬반은 모순적"…고심 이어갈 듯

여당이 쏘아 올린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이슈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당이 입장과 대안을 명확히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개별적인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당 차원에서 반대를 표명하는 건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이 찬반의 입장도, 뚜렷한 대안도 내지 않는 것은 당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의 편입 추진을 "위험하고 무책임한 도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야당이)여당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생각인지 모르지만, 그런다고 이 소동이 멎겠는가"라며 당 차원의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어정쩡하게 눈치 볼 일이 아니다. 신속하고 단호한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며 "여당이 표 계산에 눈이 멀어 선거만 바라본다고 해서 민주당까지 그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리저리 눈치 보다가는 게도 구럭도 다 놓친다"며 "정부·여당이 뻔뻔한 무책임의 극치로 나갈수록, 민주당은 국가 균형 발전 전략이라는 가치를 더 크게 외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두관 의원도 지난 2일 페이스북을 통해 "나라가 망해도 선거는 이기겠다는 국민의힘의 혹세무민은 규탄받아 마땅하지만, 민주당 지도부의 대응도 크게 잘못됐다"며 "우리 당이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 의원들은 개별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 차원에서는 국민의힘의 편입 추진 배경을 비판할 뿐 명확한 찬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도부 내에선 홍익표 원내대표가 "현실성 없고 졸속적인 안"이라며 5호선 연장의 조속 추진을 대안으로 언급했지만, 당 차원에서는 반대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은 상태다. 이재명 대표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 등에서 편입 문제에 관한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당분간 민주당은 대응책을 고심하며 찬성 또는 반대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최근 라디오에서 "이 문제는 바로 결정하고 판단해 단순하게 던질 문제는 아니고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차원의 입장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포시 자체가 편입과 관련해 정식으로 연구를 한 적이 없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는 정부와 서울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사전 연구나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 그런 자료 없이 찬반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