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인파가 감지됐습니다"…CCTV서 "우회하세요" 안내

핼러윈 앞둔 서울시, AI 인파감지 CCTV 점검 합동훈련

오세훈 "반복훈련으로 매뉴얼 점검…대비책 체화할 것"

 

"다중인파가 감지됐습니다. 현재 인구밀집도 '주의' 단계입니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지 말고 차량 통행에 유의해 현 지역을 벗어나 우회해 주시기 바랍니다."


서울 지하철 2·7호선 건대입구역 인근 건대맛의거리에 위치한 한 골목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자 인공지능(AI)으로 위험 상황을 감지하는 인파감지 폐쇄회로(CC)TV 스피커에서 또박또박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는 실제 상황은 아니다. 서울시는 20일 오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관한 가운데 광진구, 경찰·소방 등 유관기관과 핼러윈을 맞아 외출을 나선 인파가 좁은 골목길로 쏠리는 상황을 가정한 합동 훈련을 전개했다.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는 지난해 핼러윈 당시 3만7000명이 운집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올해는 '이태원 참사'의 풍선효과로 평상시의 1.5배인 약 4만명 정도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시는 인파 밀집 위험단계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하고, 밀집도를 높여 가며 서울시와 유관기관이 인파 해산을 위해 대응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폭 2m, 길이 15m, 면적 30㎡의 좁은 골목에 △주의 단계는 1㎡당 3명(약 90명) △경계 단계는 1㎡당 4명(약 120명) △심각 단계는 1㎡당 5명(약 150명)이 밀집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시민들이 골목으로 계속 들어가자 인원을 감지한 AI에 의해 인원수와 인구밀도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인원수 72명, 밀도 1㎡당 2.33명에 이르자 '관심' 단계로 격상돼 "다중인파가 감지되었습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반복적으로 송출됐다.


'주의' 단계에서는 위험 상황을 인지한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이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에 연락, 인파감지 CCTV에 부착된 스피커를 통해 인파 해산 방송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스피커를 통해서는 "현재 인구밀집도 '주의' 단계입니다.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지 말고 차량 통행에 유의해 현 지역을 벗어나 우회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인파 해산 협조 안내가 수차례 방송됐다.


'경계' 단계에서는 "밀지 말아요!"라는 외침이 나올 정도로 복잡한 상황을 가정했다. 현장 안내 방송에 더해 인근을 순찰하던 광진구 현장대응조가 장소에 투입돼 인력으로 인파를 해산했다.


마지막으로 실제 인명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심각' 단계에서는 광진구 인력뿐만 아니라 광진경찰서, 광진소방서 인력이 함께 투입돼 인파를 해산하는 장면과 경미한 부상자 발생에 대응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경찰이 진입 차단과 인파 해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동안 CCTV에서는 "지금 계신 건대맛의거리는 현재 인구밀집도 '심각' 단계로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즉시 현 지역을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방송이 반복적으로 흘러 나왔다.


훈련 과정을 지켜본 오 시장은 "아무리 만전을 기해 준비하더라도 막상 현실이 되면 아마 훈련한 것처럼 원활히 대처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늘과 같은 훈련이 반복적으로 이뤄져 매뉴얼이 정확한지 늘 점검이 되고 대비책이 체화될 수 있도록 완성도를 높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와 자치구, 소방, 경찰, 자율방재단까지 늘 긴장된 마음으로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 시장은 훈련에 앞서 김경호 광진구청장과 함께 인파감지 CCTV가 설치된 장소로 이동했다. 광진구는 이태원 참사 이후 시에서 교부받은 예산으로 구 내 인구밀집이 예상되는 건대맛의거리 일대 9개 지점에 CCTV 25대를 설치했다.


오 시장이 CCTV 폴대에 설치된 비상벨을 직접 누르자 광진구 CCTV 관제실로 바로 연결됐고,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저희가 관제하고 있습니다"라는 목소리가 골목에 잘 울려 퍼졌다.


오 시장은 관제실의 직원을 격려하며 철저한 안전관리를 당부한 뒤 "누구라도 비상 상황에서 이용할 수 있겠다"는 감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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