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병동 완공 코앞인데 연봉 3억원에도 의사 없다

서귀포의료원 연봉 2배 올려 모집 나섰지만 불발

"병동 완공 고려한 인상폭"…공공병상 확보도 제동 걸리나

 

제주 서귀포의료원이 내년 정신과 병동 완공을 앞두고 전문의 연봉을 3억까지 올려 채용에 나섰지만 의사를 구하지 못해 병동 개소까지 안갯속이다.


내년까지 의사 채용이 불발되면 서귀포 지역 정신질환자 응급 입원을 위한 공공병상을 확보하겠다는 제주도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24일 서귀포의료원에 따르면 의료원은 지난 8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연봉을 3억원으로 책정해 모집 공고를 냈다. 2021년 9월 1억5000만원에서 2년 만에 2배 올려 전국에서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지만, 지원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서귀포의료원이 코로나19 이후 외래환자 감소 등으로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이처럼 파격적인 인상 조건을 제시한 건 내년에 완공되는 정신과 병동 때문이다.


서귀포의료원은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291병상을 410병상까지 늘리는 급성기 병상 증축공사를 진행 중이다. 그중 정신의학과 병동은 42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2015년 서귀포의료원에 설치된 정신의학과는 의사 사직으로 운영을 멈춘 3년 전까지 외래 진료만 해왔다. 그러나 내년 입원 병동이 완공되고, 입원 환자에 대한 24시간 진료 체계가 구축되는 만큼 의사 채용에 필사적일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서귀포의료원 관계자는 "원래 정신의학과가 외래 통원 진료만 있어서 의사 봉급이 낮았지만, 내년부터 입원 병동이 생겨 연봉을 2배 올린 것"이라며 "병동 완공 후 의사가 없으면 아예 운영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반영된 인상폭"이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의료원 정신의학과 병동 개소가 미뤄지면 정신질환자 응급입원을 위한 병상 확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현재 도내에 응급입원이 가능한 공공병상은 단 4개에 그쳐 잇따르는 이상동기 범죄에 따라 폭증하는 응급인원 건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까지 총 264건의 응급입원 조치가 이뤄져 2021년 96건·지난해 144건을 이미 크게 뛰어넘었고, 그중 216건(82%)은 병원 대기 시간이 1시간을 넘었다.


제주도는 서귀포의료원 병상 증축이 완료되면 공공병상을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전문의 채용이 시급한 상태다.


의료원 관계자는 "내년까지는 반드시 채용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추가 조건을 내걸고 싶어도 서귀포 특성상 정주여건과 각종 인프라가 좋지 못해 숙소 제공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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