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 어쩌다 반대매매 폭탄으로 돌아왔나

주가조작 혐의 피의자 체포되자 하한가

키움증권 5000억원 가량 미수금 발생

 

최근 1년새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영풍제지(006740)에 대한 시세조종(주가조작) 의혹이 커지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039490) 고객 중 영풍제지를 미수거래한 계좌에서 5000억원가량의 미수금이 발생해 반대매매가 예정돼 업계 전반에 후폭풍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금융당국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가조작 자금을 모집해 영풍제지 시세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 윤씨 등 일당 4명은 지난 20일 구속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이들을 체포하고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영풍제지 주가조작 의혹이 드러난 건 당국의 조사 착수 이후 3개월가량 만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영풍제지 주식의 주가가 인위적으로 조작됐다는 의혹을 발견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영풍제지는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2000원 후반에서 3000원대를 오가던 주식이었다. 그러나 11월 4000원대에 진입한 뒤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해 말 5291원이던 종가는 지난 17일 4만8400원까지 올랐다. 52주 신저가(10월21일, 2731원)와 신고가(9월8일, 5만4200원)를 비교하면 1885% 늘어난 수준이다.


영풍제지의 주가 상승은 배터리 사업 진출이라는 호재가 있긴 했지만, 이차전지(2차전지) 업종이 조정받는 가운데에도 계속 상승해 주가 조작 세력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이처럼 가파른 주가 상승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26일과 8월3일 영풍제지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결국 당국은 영풍제지 주가 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관련 혐의가 있는 계좌를 포착, 9월 패스트트랙(긴급조치) 결정을 통해 사건을 서울남부지검에 이첩했다.


수사에 나선 검찰은 소수계좌 이용시 쉽게 범행이 쉽게 드러날 수 있다고 본 일당이 100여개에 달하는 계좌를 이용해 범행 은폐에 나선 것으로 파악하고 지난 17일 이들을 체포했다. 또한 하루 뒤인 18일에는 영풍제지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했는데, 공범 등이 주식을 대량 매도해 벌어진 일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올해 발생한 '라덕연 사태' 및 '제2의 하한가 사태'와 유사한 주가조작 사태가 되풀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당국은 지난 4월 라덕연 일당이 주가조작에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악용한 것으로 알려진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발생했을 때 휘말린 종목들과 지금 종목이 유사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종목은 특정한 이슈가 없고, 큰 변동폭은 없지만 장기간 꾸준히 올랐다는 점, 공매도가 불가하고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으며 거래량이 적다는 점 등이 특징이었다. 지난 6월 발생한 '제2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 때에도 비슷한 종목들이 연루됐었다.


특히 이전 두 차례 사태에서도 반대매매가 쏟아졌는데, 이번에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영풍제지 하한가로 인해 20일 기준 고객 위탁계좌에서 약 4943억원의 미수금이 발생했다. 회사 측은 "반대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예정"임을 밝혔다.


다만 영풍제지가 현재 거래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키움증권의 자금회수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거래가 재개된다 해도 연일 하한가가 예상돼 충분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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