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처진 AI 패권경쟁…10년간 美 4643개社 투자, 韓 145개 그쳐

2013~2021년 누적 기준, 투자 유치 기업 세계 11위

10년간 AI스타트업 美 336조원 투자…韓 8조원 불과


지난 10년간 이어져온 '인공지능(AI) 패권경쟁'에서 한국이 세계 10위권 수준에 머무르며 주요국가들보다 한발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미국의 42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중국이나 영국과도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민간 투자액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지만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의 수가 글로벌 상위권에 미치지 못하면서 기업 육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데이터 기반 조사 업체 비주얼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10년(2013~2022년)간 최소 150만달러 이상 투자 유치에 성공한 전 세계 AI 스타트업을 조사한 결과 1위는 미국으로 4643개의 AI 스타트업이 2490억달러(약 336조원)를 투자 받았다.

2위는 중국으로 1337개 스타트업이 950억달러(약 128조원), 3위는 영국의 AI 스타트업 630개가 180억달러(약 24조원)를 유치했다. 이어 △4위 이스라엘(402개, 약 15조원) △5위 캐나다(341개, 약 12조원) △6위 프랑스(338개, 약 9조원) △7위 인도(296개, 약 5조원) △8위 일본(294개, 약 5조원) △9위 독일(245개, 약 9조원) △10위 싱가포르(165개, 약 7조원) 순서로 조사됐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인간중심AI연구소의 연례보고서를 바탕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누적 민간 투자액은 56억달러(약 8조원)로 9위였지만 투자 유치 기업이 145개로 11위를 기록하며 종합 평가에서 밀려났다.

투자 규모에 비해 투자 유치 기업 수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은 단일 연도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해만 놓고 봤을 때 국내 AI 스타트업의 민간 투자 규모는 전년보다 4단계 상승해 세계 6위를 기록했지만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은 2021년 9위(19개)에서 지난해 13위(22개)로 밀려났다.

투자 업계에서는 우리나라 AI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금액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역량을 갖춘 좋은 기업들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세종 이노비즈협회 정책연구원장은 "최근 2~3년간 AI 스타트업에 대한 운영사나 투자사들이 늘고 있어 긍정적이지만 큰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대형 투자가 없다는 게 아쉬운 부분"이라며 "투자 시장 환경 개선, R&D 지원,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통해 좋은 스타트업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 수준인 이스라엘이 1년에 700여개 정도의 스타트업을 만든다면 우리나라는 3500개는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부의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TIPS 지원을 확대하고 민간 투자사와 창업 기업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중소벤처기업부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감축 기조 속에서 내년도 R&D 예산을 25% 삭감하면서도 창업 기업을 키우기 위한 R&D 예산은 증액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기업 육성 R&D 예산이 포함된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예산은 올해 4423억원에서 5317억원으로 20.2% 증가했다. 그중 TIPS 예산은 올해 2680억에서 3411억원으로 증액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지난해 말 발표하며 스타트업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기부는 10대 신산업 분야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을 선정해 향후 5년간 민관 합동으로 2조원 이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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