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정율성 흉상 철거는 적법하게… 사적 물리력 사용 안 돼"

연이은 훼손에 "'반달리즘' 오해 받을 수 있다" 지적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광주광역시에 설치돼 있는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鄭律成·정뤼청·1914?~1975) 흉상에 대해 "적법 절차에 따라 당당히 철거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광주 남구 '정율성 거리'에 있는 정율성 흉상이 수 차례 훼손된 사건과 관련해 "적법 절차에 따라 문제를 풀어가는 게 법치주의 국가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 마땅히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 기념) 사업 중단과 시설 철거에 찬성하더라도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사적 구제로 물리력을 사용한다면 옳지 못한 행동"이라며 "결코 지지받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장관은 "정치·종교적 신념이 다르단 이유로 공공시설을 무작정 파괴하면 '반달리즘'으로 오해 받는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반(反)헌법적' 시설물을 설치한 자들에게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된다"며 "정율성 기념사업 폐지 문제는 정부와 광주시에 맡기고, 광주시의 태도에 분노하더라도 보훈부를 채찍질하고 적법한 방법으로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 기념사업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는 강기정 광주시장에게도 "보훈부의 시정 권고를 무작정 거부하지 말고, 광주시민의 여론에 전향적으로 귀 기울여 달라"고 촉구했다.


정율성(본명 정부은)은 일제강점기 광주 출신 음악가로서 1933년 중국에 건너가 항일 무장투쟁단체 '의열단'에 가입한 이력이 있긴 하나, 1939년 중국 공산당에 입당한 뒤 '팔로군 행진곡'(현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 등을 작곡했고 1945년 광복 뒤엔 북한 지역에서 활동하며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만들었다.


정율성은 특히 한국전쟁(6·25전쟁) 땐 중국 인민지원군의 일원으로 전선 위문 활동을 하는 등 계속 북한과 중국을 오가며 활동하다 1956년 이른바 '8월 종파사건'을 계기로 북한에서 중국 공산당과 가까운 '연안(延安)파'들이 대거 숙청되자 이를 피해 중국으로 귀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박 장관은 광주시가 정율성 거리 등에 이어 올 연말까지 기념공원도 조성하기로 하자, "우리 학생들에게 '공산당 나팔수'를 기억하고 기리도록 하겠다니 참담하다"며 올 8월부터 그 철회를 공개적으로 요구해왔다.


보훈부 차원에서도 이달 11일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 등 그간 정율성 기념사업을 추진해왔거나 추진 중인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사업의 즉각 중단 및 기존 시설 철거 등을 권고했다.


이 사이 광주 남도 정율성 거리의 정율성 흉상은 이달 1일과 14일 등 2차례 훼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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