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고금리 장기화? 韓은 저출산·고령화 저성장 우려 따져봐야"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논의서 "韓, 전형적 케이스는 아냐" 언급

"통화정책, 성장 등 아닌 물가 상승률 최고 주안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국제금융시장을 뒤흔든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논의와 관련해 "한국은 이런 논의에 들어맞는 전형적 케이스는 아닐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으로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관해서는 경제 성장률이 아닌 물가 상승률이 가장 큰 주안점임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주요 20개국(G20) 회의 참석차 방문한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먼저 이 총재는 "이번 G20 회의의 메인 주제가 고금리 장기화이고 국제적으로 중립금리를 비롯한 고금리 장기화라는 새로운 체제에 대비할 이유는 이해하지만, 한국에는 인구구조라는 특이 요인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출산율이 매우 낮고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에 장기 저성장에 대한 우려가 꽤나 높기에 국제적인 요인(고금리 장기화)이 우리의 내부 요인(고령화에 따른 성장 잠재력 저하)을 얼마나 상쇄할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한국은 고금리 장기화에 관한 이 같은 논의에 있어서 전형적인 케이스는 아마도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 세계에는 고물가가 계속되면서 현 수준과 비슷한 고금리가 오랜 기간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성장 잠재력이 떨어질 수 있는 만큼 국제적 요인만이 아닌 내부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시각에 따라서는 한국이 급속한 고령화라는 독특한 내부 사정으로 인해 글로벌 고금리 대열에서 비교적 빨리 벗어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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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통화정책 주안점은 물가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정책은 성장률이나 그 외의 요소가 아닌 물가 상승률에 가장 초점을 맞출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물가의 움직임이 최고 주안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물가 상승률이 최근 다시 확대됐다는 지적에는 "대부분이 유가 또는 식료품 물가와 같은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면서 "한은은 여전히 물가 상승률이 연내 3%대 초반으로 복귀하고 내년 말에는 목표 수준(2%)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물론 앞으로의 물가 경로에는 유가, 중국 경제 성장률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공급과 수요 측 요인이 모두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유가가 물가를 얼마나 올리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며 "(한은은)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가 향후 두어달 동안 어떻게 움직일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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