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분회 "의료 필수 인력 확충하라…무기한 총파업 돌입"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 역할 바로 잡아야"

응급·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 직결 업무 인력은 파업서 제외

 

서울대학교병원 노동조합이 의료 공공성 강화와 병원 인력 충원 등을 요구하며 11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에 소속된 서울대병원분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이같이 요구했다.


서울대병원·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간호사 등 3800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서울대병원분회는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의 인력을 제외한 조합원 1000여명이 매일 번갈아 파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의료연대본부는 "지난 7월부터 40차례에 걸쳐 성실히 교섭에 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의료 인력이 부족해 치료할 병원을 찾지 못해 길거리에서 뺑뺑이 사망 사건과 치료할 병원을 못 찾아 치료시기를 놓친 어린이의 안타까운 죽음을 대하면서도 인력 확충 문제 개선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린이병원 운영은 서울대병원의 대표적 공공병원 역할인데 교수 휴게실은 한 층을 통째로 만들면서 어린이병원 병상 수는 축소하려는 계획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료연대본부는 △보건의료인력기준 마련 △실근무 간호사 수 환자 수 통합병동1:3, 일반병동 1:6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전면 확대 △공공병상 확충 △필수의료분야 의사 수 확충 △비대면진료 중단 △실손보험청구간소화 중단 △돌봄노동자 필수인력 충원 및 월급제 시행 △간변노동자 산재보험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 윤석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만성적인 인력부족에 미온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서영 좋은공공병원만들기운동분부 상임활동가는 "지난 5월 5세 아동이 급성 폐쇄성 후두염인데 치료를 못 받아서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다"며 "허망하게 어린 생명이 서울 한복판에서 사망했을 때 공공의료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총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제 자신과 우리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공공의료가 바로 서야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에서 필수 업무에 종사하는 인력은 유지하기로 해 진료에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진단검사 등의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보라매병원에 진료를 받을 예정인 한 30대 환자는 "12일 예약인데 진료는 문제가 없다지만 수납이나 검사는 늦어질 수 있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평상시에도 채혈은 줄이 길어서 20분 정도 기다리는데 각오하고 가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진료를 받을 예정인 40대 환자는 "이번 달 병원갈 일이 있어서 미리 약도 타고 진료 받으려고 했는데 지난번 파업 때 고생한 게 생각나서 다음 달로 미뤘다"며 "하지만 환자 안전 위해서 인력이 부족해보이긴 해서 파업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치고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종로3가역 교차로로 행진한다. 12일 오후 1시에는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총파업 결의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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