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편 쓰고도 '못다한 말'…사랑의 시인, 김남조 별세

향년 96세, 모윤숙·노천명 잇는 여성 시인…"기독교적 인간애·윤리 조화"

남편 국립현대미술관장 지낸 故 김세중 조각가…아들 설치미술가 김범


김남조 시인이 10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6세.

김남조 시인은 1927년 9월25 경북 대구에서 태어나 1951년 서울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인 1950년 '연합신문'에 시 '성수'(星宿), '잔상'(殘像)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발간하면서 본격적인 시작 활동에 나섰고, 평생 1000여편의 시를 남겼다.

김남조 시인은 기독교적 정조를 짙게 깔고 있는데, 초창기에는 인간성에 대한 확신과 왕성한 생명력을 통한 정열의 구현을 표현했다. '목숨'은 가톨릭 계율의 경건성과 뜨거운 인간적 목소리가 완전하게 조화된 시집으로 평가받는다.

'나아드의 향유'는 종교적 신념이 한층 더 강조되고 기독교적 인간애와 윤리의식을 전면에 내세운 시집이다. 이후의 시들은 대부분이 지속적으로 기독교적 정조를 짙게 깔고, 후기로 갈수록 더욱 심화된 신앙의 경지를 보여준다.

왕성한 시작으로 1960년대 모윤숙(毛允淑)·노천명(盧天命)의 뒤를 잇는 여성 시인으로 평가받았다.

시집 '나무와 바람' '정념의 기' '겨울바다' '사랑초서' '동행' '영혼과 가슴' 등을, 산문집 '잠시 그리고 영원히' '은은한 환희' '그래도 못다한 말' '달과 해 사이' 등을 펴냈다.

김 시인은 자유문협상, 한국시인협회상, 서울시문화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3·1문화상, 대한민국예술원상, 일본세계시인제 지구문학상, 영랑문학상, 만해대상, 김달진문학상, 가톨릭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김삿갓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도 받았다.

한국시인협회장, 한국여성문학인회장, 숙명여대 교수 및 명예교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등을 지냈다.

남편은 국립현대미술관장과 서울대 미대학장 등을 지낸 고(故) 김세중 조각가이다. 오는 12월3일까지 리움미술관에서 '바위가 되는 법'을 여는 설치미술가 김범 작가는 아들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영씨 등도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12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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