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광고로 돈 벌겠다"…미디어·엔터 기업 꿈꾸는 가전명가 LG

"더이상 하드웨어 제조업체 아니다"…TV 판매 전략 대폭 수정

TV 수요 감소 속에 스마트TV 기반의 '플랫폼' 통해 광고수익 노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 혁신을 통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조주완 LG전자 사장)


글로벌 경기침체로 가전시장의 불황은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다. 가전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 렌탈 등 불황 극복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지만 예전 실적에 비하면 여전히 못미치는 수준이다.


어느 기업이나 '탈바꿈'을 외치지만 중추 사업을 변화시키고 바꾼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시장에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일이기도 하다.


65년 '가전 명가' LG전자(066570)는 가전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를 아우르는 '플랫폼 기업'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제품만 파는 전통적인 가전기업을 넘어, 웹OS 생태계를 넓혀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영진의 발언에는 이미 '포스트 TV 시대'를 대비한 결연한 의지가 담겨 있다. 조주완 사장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도 바꿔보자는 것"이라고 했고, 박형세 HE사업본부장(부사장)은 "LG전자는 더 이상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TV 판매 점유율에만 몰두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플랫폼 기업의 토대를 마련할 콘텐츠·서비스 사업엔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 플랫폼의 중심이 될 웹OS는 현재 2억대에 달하는 LG 스마트TV에 적용됐다. 2026년까지 웹OS 적용 규모를 3억대로 늘린다는 게 LG전자의 목표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구형 스마트 TV도 매년 웹OS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된다. 제품에 동일한 웹OS가 구축되면 LG전자로서는 각각의 버전에 맞춰 소프트웨어·콘텐츠를 개발하는 불편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웹OS를 사용하는 고객 만족도도 높아질 전망이다. 웹OS 적용 제품을 TV에서 프로젝터, 모니터, 사이니지, 차량 등으로 넓힌다는 계획도 세웠다.


LG전자가 제품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겠다고 선언한 것은 TV 수요가 지속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OTT의 발전 등으로 TV를 아예 사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고, 코로나19 이후 하드웨어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이 1억 9900만대로 2020년 2억 1700만대, 2021년 2억 1000만대, 2022년 2억 200만대에 이어 4년 연속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이런 시도는 가뜩이나 꺾인 TV 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구형 TV로도 새 제품과 같은 OS·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TV 판매 감소를 감내하고서라도 구형 TV 사용자를 잡고 OS, 콘텐츠 이용자를 통한 광고 수입을 늘리는 일종의 '집토끼 지키기' 전략을 쓰겠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은 시장 불황에 관계없이 광고 수익이 지속 발생하기 때문에 제품 판매보다 실적 방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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