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수녀 선종…향년 88세

40여년간 한센인 돌봐…고흥군, 애도문 발표·장례비용 지원

 

소록도에서 한센인 환자들을 위해 40여년간 봉사했던 '푸른 눈의 소록도 천사'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선종했다. 향년 88세.


30일 고흥군에 따르면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전날 오후 3시쯤 심장마비로 선종했다.


생전 고인의 뜻을 받들어 시신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의대에 기증하기로 했으며, 장례 절차는 추후 가족들이 논의 후 결정하기로 했다.


마가렛 피사렉 수녀는 폴란드 출생으로 마리안느 스퇴거와 함께 1960년대 오스트리아에서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소록도에 자원해 2005년까지 40여년간 봉사했다.


이들은 한센인들에게 단순히 간호사가 아니라 따뜻한 이웃이고 엄마이자 천사로 불렸다.


이들은 지난 2005년 11월21일 건강이 악화되자 '더 이상 환자를 돌볼 수 없게 됐다'는 편지를 남기고 조용히 소록도를 떠나 오스트리아로 귀국했다.


정부는 한센인들의 간호와 복지 향상에 헌신한 공을 기려 마가렛과 마리안느 수녀에게 1972년 국민훈장, 1983년 대통령표창, 1996년 국민훈장 모란장 등을 수여했다.


국립소록도병원은 두 수녀가 살던 집을 '마리안느 스퇴거와 마가렛 피사렉의 집'으로 명명했으며, 고흥군은 질병과 인종을 뛰어넘는 숭고한 인류애를 계승하기 위해 2021년 '마리안느·마가렛 봉사대상'을 제정했다.


고흥군은 이날 애도문을 발표하고 장례 일정과 절차가 결정되면 비문과 조화, 빈소 등 장례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공영민 군수는 애도문을 통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겸손한 모습으로 평생 한센인을 위해 헌신했던 마가렛의 숭고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을 영원히 기억하며, 군민 모두의 마음을 모아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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