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중국 심각, 中보다 日에 더 투자…1989년 이후 처음

 한국 기업이 1989년 이후 처음으로 중국보다 일본에 더 많이 투자하는 등 탈중국 현상이 심각하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는 △ 중국의 인건비가 크게 올랐고, △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요소로 기업들이 리스크 헤지 차원에서 중국 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 중국의 지식재산권 도용, △ 대중 수출 급감 등 때문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 한국 중국이 아니라 일본에 더 투자 : 올해 상반기 한국은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에 단 87개의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코로나 위기가 지속됐던 지난해 같은 기간 99개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중국이 지난해 말 ‘제로 코로나’를 시행하며 코로나 관련 규제 조치를 대폭 완화했음에도 전년보다 오히려 준 것이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한국은 일본에서 118개의 회사를 설립했다. 이는 전년 동기의 46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한국이 중국보다 일본에 더 많은 회사를 설립한 것은 1989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일단 중국의 인건비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한때 한국 기업들은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해 인건비가 싼 대중 투자를 선호했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의 인건비가 동남아의 인건비보다 더 높다.


◇ 패권전쟁 심화로 중국 몰빵 지양 : 한국은 또 미중 패권전쟁이 심화하자 공급망 보안과 탄력성에 중요성을 부여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에만 의존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탈중국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이뿐 아니라 중국 현지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하고, 지재권 보호와 관련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중국투자를 재고하고 있다.


◇ 대중 수출 급감, 최대 무역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 대중수출이 급감한 것도 한국의 중국 진출을 꺼리게 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상반기 대중 수출국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2위였다. 대중 수출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어느 정도 발전함에 따라 그동안 한국에 의존했던 중간재를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이 준 대신 수입은 늘어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 흑자 파트너에서 최대 적자 파트너로 변했다.


◇ 한국 기업 탈중국 서둘러 :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은 탈중국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의 거대 기술 기업인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베트남, 인도 등으로 옮기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 대신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LG이노텍은 카메라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최근 밝혔다. 베트남은 인건비가 싸고, 미중 갈등으로 인한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 현지 법인 설립, 베트남이 중국 앞서 : 지난해 1~3분기 동안 한국이 중국에 설립한 현지 법인은 156개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베트남에 233개 법인을 설립했다. 베트남이 중국을 앞지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수가 급증했었다. 당시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기회의 땅이라고 여기고 막대한 투자를 했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6년 한국 기업이 중국에 설립한 법인 수는 2392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정점’을 쳤다.


이후 감소세를 보이다 2016년 미국이 한국에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THAAD)을 설치하자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며 한국이 중국에 설립하는 기업 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후 코로나19, 미중 패권전쟁 격화 등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 중국서 철수하려는 한국기업 3배 늘어 : 한국 기업의 탈중국 트렌드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국 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3년 안에 중국에서 철수하려는 한국 기업의 수가 2020~22년보다 3배 이상 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회의 땅 중국이 피해야 할 땅으로 급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중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SCMP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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