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축 체계 핵심' 서울 한복판에 모였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

2013년 이후 10년 만에 열려… 주한미군 장병도 함께

비 때문에 '블랙이글스' 및 '아파치' 헬기 비행은 취소


40㎞ 이상 고도에서 날아오는 적 미사일을 요격·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 L-SAM부터 적의 지하 지휘부까지 초토화할 수 있는 고위력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까지.

우리 군의 '3축 체계' 핵심 전력들이 26일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나타났다.

내달 1일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을 앞두고 이날 오후 서울 숭례문~광화문 일대에서 육해공 등 우리 군 장병과 각종 무기체계가 참가한 시가행진이 펼쳐진 것이다. 국군의 날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시가행진이 진행된 것은 2013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시가행진엔 각 군 장병 4000여명과 무기체계 170여대가 참가했다. 또 행진에 앞서선 육군특수전사령부 등 장병들의 품새와 겨루기, 송판 격파 등 태권도 시범이 진행됐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행사장 단상에 오른 뒤 제병지휘관인 박안수 육군 중장의 구호가 떨어지자 숭례문 인근에 대기 중이던 도보부대와 장비부대의 행진이 본격 시작됐다.

군사경찰단 특임대대의 오토바이가 대열 선두에 섰고, 박 중장 등 제병지휘부가 탄 차량이 그 뒤를 따랐다.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동작대로에서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의 실물이 공개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이 진행된 가운데 26일 오후 서울 동작대로에서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의 실물이 공개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어 K-21 보병전투장갑차, 120㎜ 자주 박격포, K-1A2 및 K-2 전차, 교량 전차 AVLB, 장애물개척전차 K-600 등을 포함한 기계화 제대가 그 위용을 과시했다.

또 K-55A1 및 K-9 자주포, 다연장로켓 '천무', 대포병 레이더 '아서-K' '천경-Ⅱ' 등으로 구성된 포병 제대를 비롯해 화생방 정찰차·제독차 등 방호 제대, 해병대의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가 세종대로를 따라 행진했다.

또 미래 우리 육군 전력의 주축이 될 '아미타이거'(Army TIGER) 장비를 착용한 장병들과 스텔스 무인기, 공격형 무인기, 그리고 해군 '네이비 시 고스트'(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주요 장비인 무인 정찰기(UAV)와 무인수상정(USV)·무인잠수정(UUV) 등 첨단 및 유·무인 복합전투체계도 이날 행진 대열에 함께하며 우리 군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장비부대 행렬의 마지막은 아음속 대함 미사일 '해성',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타우러스', 지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 그리고 L-SAM·현무 등 '한국형 3축 체계' 핵심 전력들이 장식했다.

이날 시가행진에 동원된 고위력 탄도미사일 '현무'은 당초 예상과 달리 '현무-Ⅴ'가 아닌 '현무-Ⅳ'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고위력 탄도미사일' 개발·운용을 이른바 '비닉'(祕匿·비밀스럽게 감춤) 사업으로 분류, 그 실물과 제원 등 공개를 극도로 꺼려왔다.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도 증강현실(AR)로 구현돼 시가행진 중 TV중계방송과 광화문 일대 대형 스크린 영상 등을 통해 볼 수 있었다.

건군 75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국군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진행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를 지난 군 장비부대가 시가행진을 펼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건군 75주년을 맞아 10년 만에 국군의 날 행사가 성대하게 진행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를 지난 군 장비부대가 시가행진을 펼치고 있다. 2023.9.26/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어진 도보부대 시가행진엔 주한 미 육군 제8군 전투부대원 300여명도 함께했다. 주한미군 전투부대원들이 우리 군과 함께 국군의 날 행진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이날 시가행진 중 일대 상공에선 육군의 AH-64 '아파치' 공격헬기와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비행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리고 구름이 낮게 끼면서 시계(視界)가 악화돼 공중 전력의 참가 자체가 취소됐다.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 소재 서울공항에서 진행된 국군의 날 기념행사 때도 같은 이유로 공중 분열과 블랙이글스 비행, 한미 특수전 요원 등의 집단 고공 강하 등이 모두 불발됐다.

국군의 날 시가행진은 지난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전두환 정부 시기까진 거의 매년 실시됐으나, 노태우 정부에서 3년에 한 번, 그리고 김대중 정부에서 5년에 한 번으로 각각 줄였다.

그에 따라 박근혜 정부 첫해였던 2013년 국군의날 65주년 기념 시가행진 뒤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18년엔 국군의날 70주년 기념 행진이 진행돼야 했으나, 당시 청와대는 '폭염으로 고생한 장병들을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시가행진 대신 서울 용산구 소재 전쟁기념관에서 축하공연을 열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당시 남북·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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