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영장심사 출석에 '두 쪽' 난 서초동…법원 청사는 긴장 속 '적막'

"이재명 구속" "우리가 이재명"…보수단체 vs 지지자 집결

포토라인 설치했지만 별도 입장 없을 듯…보안검색대 지나 321호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는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 내부에는 묘한 긴장감과 적막감이 공존하고 있다. 지지자와 보수단체 집회로 소란스러운 서초동 일대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경찰은 법원 일대를 경찰버스로 폴리스라인을 세웠다. 청사 내 곳곳에는 경비 인력을 배치하고 이동식 통제 펜스를 설치했다.


반면 청사 밖에는 경찰 통제라인 사이로 이 대표 지지단체가 집결해 "구속영장을 기각하라"고 소리 높였고 보수단체는 "이재명을 구속하라"며 맞불을 놓았다.


◇ "이재명 구속" "우리가 이재명"…지지자 vs 보수단체 집결


민주시민촛불연대 등 이 대표 지지자와 애국순찰팀 등 보수 단체는 26일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 앞 도로에 집결했다. 이들은 비 오는 궂은 날씨에도 우산을 쓰거나 우비를 입고 이 대표를 둘러싼 서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9시반 기준으로 이 대표 지지 단체와 보수 단체 회원 각각 100여명이 모였다. 양쪽 주최 측은 각각 3000명, 160명 규모로 집회 신고를 했다.


이들은 각각 '우리가 이재명이다', '이재명은 죄가 없다'와 '피의자 이재명이 몸통이다', '이재명 구속으로 조용히 살고 싶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를 지지하는 30대 직장인 여성 박민성씨는 "오늘 꼭 기각이 나와야 한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며 "정상적인 판사님이시라면 기각을 내려줄 거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 지지 단체인 잼잼자원봉사단 소속 김대성 중앙본부 대표는 이날 오전 3시부터 집회를 준비했다며 "내가 이재명이고, 우리가 이재명이고, 이재명의 동지이니까 이재명이 죽는 것은 민주당이 죽는 것이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죽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보수 단체들은 방송 차량을 통해 "이재명 구속, 당장 구속" 등을 외쳤다.


◇ 이재명 출석 법원 후문 긴장…별도 입장 안 밝힐 듯


소란스러운 서초동 일대와 달리 청사 내부는 긴장 속 적막함이 감돌았다. 혼란을 막기 위해 지지자와 유튜버 등의 출입을 통제한 까닭이다. 


이날 오전 8시29분쯤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을 출발한 이 대표를 태운 차량은 9시30~40분께 법원 청사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인근 법원삼거리를 지나 청사 내에 진입한 뒤 법원 뒤편 주차장으로 향해 영장실질심사가 열리는 서관 후문인 4번 출입구 앞에서 하차할 전망이다.


이 대표가 입장문을 준비해 왔다면 삼각형으로 그려진 포토라인 앞에서 낭독하게 된다. 다만 전날 이 대표 측은 별도 입장은 밝히지 않겠다고 알렸다.


50m 남짓을 걸어 청사 내로 진입한 이 대표는 오른편 보안검색대를 지나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영장심사가 열리는 321호로 향하게 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도 321호 법정에서 명운이 갈렸다.


서울법원종합청사는 이날 이 대표 출석이 예정된 서관 후문에 경호 인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사전에 허용된 비표를 착용한 인력들도 혼란을 줄이기 위해 동선을 최소화했다.


출입구 일대는 100여명의 취재진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평소 청사를 자유롭게 드나들던 직원들의 왕래도 가급적 동관 등 다른 출입구를 이용하게 됐다. 


청사 경비가 삼엄해지면서 법원 청사 안팎은 이동식 통제 펜스가 곳곳에 설치됐다. 이 대표 지지자 혹은 보수단체 집회 인원이 결집하면서 단체 행동으로 이어질 경우를 대비한 조치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는 27일 새벽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사안이 여럿인 데다 양측의 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이 대표의 구속심사가 역대 최장 심사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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