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선거의여왕' 박근혜, 추석 앞두고 시장 찾아…"많이 늦었다"

사저 입주 후 1년 이상 두문불출…올해 4·8월 이어 9월 현풍시장 방문

윤 대통령과 만남 통해 '보수결집' 이끌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추석을 앞둔 25일 자신이 국회의원 시절 즐겨 찾던 대구 달성 현풍시장을 찾았다.

대구 사저로 내려온 뒤 지난 4월과 8월 외부활동을 한 이후 세 번째 나들이다. 추석 연휴 직전, 그리고 총선이 200일도 채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 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던 박 전 대통령이 외부활동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4분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와 현풍시장을 찾았다. 현풍시장은 사저에서 차량으로 약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시장에서 약 30분간 머물며 어묵과 더덕, 고구마줄기, 호박잎, 국화빵 등을 직접 구매한 뒤 오전 11시32분쯤 차를 타고 떠났다.

사저 입주 후 1년 이상 두문불출해 온 박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대구 동화사, 8월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지난 13일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을 받기도 했다.

공개활동으로 따지면 1년이상 걸리던 것이 4개월→1달 순으로 좁혀졌고, 김 대표의 예방 등 비공개 활동으로 치면 2주 만에 다시금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주민 여러분을 오래전부터 만나 뵈려고 했는데 건강이 안좋아서 많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둔 추석 연휴 직전, 전격적으로 전통시장을 찾았다는 점에서 추석 '밥상머리 이슈'의 한 자리에 '박근혜'가 올라가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선거의 여왕답게 박 전 대통령이 이를 노렸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시장 상인의 환대를 받으며 TK(대구·경북)에서의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실제 상인들은 박 전 대통령을 환영했고, 일부는 그의 건강을 걱정하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이같은 활동이 향후 보수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과정에서 보수진영이 분열양상을 보였는데,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김기현 대표 예방을 받으면서 지난 분열을 치유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에서 영향력을 보이는 점도 보수결집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통합'을 통해 정치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김 대표는 윤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박 전 대통령이 이에 긍정적으로 응답했다고 전했다. 이에 여권에서는 총선 전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통령의 외부활동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감지된다. 측근들의 출마를 도와주기 위한 행보 아니냐는 의심이다. 여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유영하 변호사의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권 복귀가 현 여권의 외연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여권의 한 인사는 "박 전 대통령은 보수통합에 상징적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외연확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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