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한 총리에 먼저 "방한 검토"…'남북관계'엔 "협력 지지"

시 주석, 한일중 정상회의 대해 "적절한 시기 개최 환영"

경제·문화 협력 공감대…북러 상황 등 언급은 원론적 수준


한덕수 국무총리는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우리 측의 '담대한 구상'과 한반도 관련 정세를 설명하고, 중국 측의 건설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시 주석은 한 총리의 제안에 "양국(남북) 화해와 협력을 일관되게 지지한다. 중국도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4시30분(현지시간)부터 항저우 시내에서 시 주석과 약 30분간 양자 면담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전했다.

이날 면담에는 우리 측에서 장 차관과 박성근 총리비서실장, 정재호 주중대사가, 중국 측에서 차이치 정치국 상무위원, 당쉐샹 국무원 부총리, 왕이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등이 배석했다.

시 주석은 한일중 정상회의의 "적절한 시기 개최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내주 개최되는 고위급 회의를 시작으로 외교장관 회의를 거쳐서 조속히 정상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일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네시아에서 리창(李强) 총리와 회담을 갖고 한중일 정상회의 연내 추진 및 양국 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또한 시 주석은 한국 방문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했다.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거론하기 전에 시 주석이 먼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을 마지막으로 지난 8년간 한국을 방문하지 않았다. 2019년 12월 한중 정상회담이 중국에서 열렸던 만큼 외교 관례에 따르면 시 주석이 한국을 찾는 것이 순서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3.9.23/뉴스1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중국 항저우 저장성 항저우 시후 국빈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2023.9.23/뉴스1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렸던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의 방한을 재차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방중을 역제안하면서 평행선을 달렸다.

이 관계자는 "시 주석이 먼저 방한할 차례이기는 하다. 오래 연기돼 왔다"며 "우리가 먼저 얘기할 수도 있는 아이템인데 본인이 먼저 방한할 차례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 관련 중국 측의 지지도 요청했다. 시 주석은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양측은 양국 간 경제협력이 한중관계 발전의 중요한 동력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하고 산업협력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후속협상 등에 있어 협력해 나가는 한편 문화 및 인적 교류의 증진을 위해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날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로 반대하며 중국과 대만의 문제는 전 세계적 문제"라고 언급한 것에 대한 시 주석의 반응은 "거의 없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양쪽 다 서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서는 잘 처리하자는 취지의 간략한 언급만 있었다"며 "통상적인 언급보다 더 간략한 수준으로 지나갔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상황에 대한 대화 역시 "최근 돌아가는 동향이 있다"는 원론적 수준에 그쳤으며,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반도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 등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한 총리는 이날 시 주석과의 면담에 앞서 시 주석이 주최하는 환영 오찬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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