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꼭 가야만 할까"…돌아온 국감에 머리 아픈 회장님들

전경련 재가입·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등 놓고 5대그룹 총수 증인 채택 추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DL 이해욱 회장·SPC 등도 거론…기업 대관팀 대응 분주

 

'국정감사 시즌'이 임박하면서 기업 총수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런 저런 현안들이 많아 국회 상임위에서 줄줄이 총수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벼르고 있어서다.


주요 그룹의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재가입 문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사태,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내달 10일 시작하는 국감을 앞두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국정감사에 김병준 전 한경협 회장직무대행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김병준 전 직무대행과 4대 그룹 총수를 부르려는 것은 국정농단 사태로 탈퇴했던 한경협에 재가입한 부분을 추궁하기 위해서다. 증인으로 채택되면 정경유착과 재벌 특혜 방지 대책 등에 대해 따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김성환 의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현재 진행 상황과 탄소 중립 대책 등을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김용민 의원은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토교통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에서는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작업장 사고 및 아파트 부실시공 사태 관련 무더기 증인 채택이 예상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가장 많은 8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DL이앤씨를 대표해 이해욱 DL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이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다시 작업장 사망사고가 발생한 SPC도 총수 출석을 요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근 누락 시공'으로 거센 비난을 받은 GS건설 임병용 부회장도 증인 출석이 유력하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는 농어촌상생협력기금 출연 실적이 저조한 상황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최정우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을 비롯해 김동관 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나 오너가 다수 증인으로 신청됐다. 


담당 기업 대관 담당자들은 총수의 국감 출석을 막기 위해 국회 소관 상임위 문턱이 닮도록 오가고 있다.


국내외를 수시로 오가며 이미 상당 기간 일정이 채워져 있는 총수가 국회에 나가는 것 자체만으로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회사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중계되는 국감 증인으로 나설 경우 총수의 한마디 한마디가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일각에서는 국감이 '대기업 망신주기' 또는 '보여주기 국감'으로 전락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관 관계자는 "행정부를 감시하는 게 국감의 본질이지만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기업인들도 출석해 증언을 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높은 사람을 불러놓고 카메라 앞에서 무조건 호통만 치고보자는 식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