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네이버웹툰 표절 논란…'성장통' 치부하면 독 된다

연재 중단 일주일 만에 또 표절 의혹…"독자 모니터링 한계"

'수익화에만 몰두' 비판도…"기술·제도 마련 시급"


국내 웹툰 1위 업체 네이버웹툰이 잇단 표절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사과-연재 중단' 절차만 반복되니 새로운 표절작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용자들은 가파른 외형 성장에 매몰돼 연재 작품 수 늘리기에만 급급한 결과라고 토로한다.

네이버웹툰 측은 독자가 참여하는 모니터링 활동을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제작 및 사전 유통 단계에서 표절을 걸러내기는 어렵다. 표절 여부를 확인할 기술 개발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웹툰 지식재산권(IP)은 최근 활발하게 영화·드라마 소재로 활용되며 콘텐츠 업계의 '보고'로 자리매김했지만, 업계의 자정 노력이 이용자 불만 해소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일요일 연재작 '고백 취소도 되나?'가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대사나 컷 연출 방식이 일본 만화 '네 곁의 나'와 유사하다는 주장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다.

이달 8일 금요 웹툰 '여자를 사귀고 싶다'가 일본 만화 ''카구야 님은 고백받고 싶어'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연재를 중단했는데 불과 일주일 만에 표절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해마다 제기된다. 지난해 5월에는 신작 '이매망량'이 일본 만화 '체인소맨'을 표절했다는 의혹으로 연재가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이에 앞서 내부 연재작끼리 표절 시비도 있었다. 수요 웹툰 '그녀의 육하원칙'이 일요 웹툰 '소녀재판'의 설정과 연출 방식을 도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해당 작가가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나 반복되는 논란에 작가 대상 교육 강화나 작품 공개 전 독자 참여를 통한 검수에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 

네이버웹툰 측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표절 탐지 기술도 연구 중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이 기술은 막대한 양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하다. 단기간 내 개발은 어렵다는 의미다. 네이버웹툰 측은 "기술 개발이 쉽지 않아 구체적 기술 공개 시점을 언급하긴 어렵다"고 했다.

표절 등으로 연재가 중단된 작가가 다른 작품으로 복귀할 때 내부 심사를 강화하긴 하나 연재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전문가들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글로벌 성공을 기록하며 업체들이 수익화에만 몰두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웹툰은 콘텐츠 업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다. 

산업 규모도 날로 커지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웹툰 산업 매출액은 약 1조5600억원으로, 조사가 시작된 2017년(3800억원) 대비 4배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종이책 시장의 출판사에 해당하는 콘텐츠제공자(CP)가 창작 주체로 자리 잡으며 양산형 웹툰이 쏟아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공 확률이 높은 특정 장르만을 좇다 보니 기존 작품의 성공 문법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작품 획일화로 독자들은 묘한 기시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표절은 아니지만 독창성은 분명 떨어진다.                                      

한 관계자는 "엄연한 범죄인 표절을 관련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성장통' 정도로 인식하는 게 큰 문제"라며 "표절을 근절할 명확한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측은 "표절을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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