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책임한 당신도 가해자" 대전 숨진 교사 교장에 근조화환 쇄도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 A씨가 근무했던 당시 학교의 교장 앞으로 근조화환이 쇄도하고 있다.     


10일 오후 대전 서구 모 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항의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 20여개가 늘어서 있었다.     


화환에는 ‘교권보호위원회 안 열어준 무책임한 교장’, ‘학교장 당신도 대전교사 죽음의 가해자’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 특히 ‘관리자는 학부모만 관리하느냐’, ‘동료 교사’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미뤄 교사들이 보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전교사노조, 유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다른 학생의 뺨을 때린 학생을 교장실로 보내 지도를 요청했으며 다음날 해당 학생의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많은 아이들 앞에서 망신을 줬다”며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A씨는 당시 같은 자리에 있었던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을 받지 못했으며 교권보호위원회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교사는 학부모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해 지난 4월 경찰 조사를 받았고 6개월 뒤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를 받았다.


A씨는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탄원서 덕분에 억울함을 풀 수 있었으나 무혐의로 결론이 나기까지 수개월 간 혼자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8일 교육청 차원에서 조사반을 꾸렸고 아동학대 무혐의 사건 관련, 경찰 수사상황을 통보받고 진행 과정을 확인했다”며 “교권보호위원회가 왜 열리지 않았는지 등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5일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특히 A씨는 최근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접하고 당시의 고통이 떠올라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서이초 사건이 마지막 비극이길 바랐는데 대전에서도 일어나다니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전시교육청은 숨진 선생님의 사망 원인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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