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소문에 항생제 사재기 성행…의료계도 환자도 발 동동

셉트린정 공급 부족…삼일제약 "코로나 전 보다 2배 생산량 늘려"

의약계 "필수의약품 재고 일정량 유지…수급 상황 관리해야"

 

필수의약품인 항생제 '셉트린정'이 수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의료 현장이 불안에 떨고 있다. 시중에 단종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부 약국에서 사재기가 성행하고, 환자에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서다. 의료계에서는 의약품의 안정된 공급을 위해서는 공급량을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셉트린정은 폐렴, 장염, 신우신염, 요도염 등 세균에 의한 감염증을 치료하는 항생제다. 이 약은 장기이식을 받은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복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대체 가능한 약이 없어서 정부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퇴장방지의약품이란 환자 치료에 필수적인 저가 필수의약품의 퇴출방지 및 생산 장려를 위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의약품을 뜻한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셉트린정은 공급 부족 상태다. 김이연 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의료현장에서 셉트린정 공급량이 적다는 민원이 자주 들어오고 있다"며 "환자에게 약을 써야하는데, 의약품 확보가 안돼서 (병원) 원장님들이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 관계자는 "(셉트린정이 없어) 대체약을 쓰면 효과성 면에서 좋을 수가 없다"며 "만성 질환자의 경우 이미 약에 적응을 했는데, 갑자기 약이 바뀌면 피 검사 수치 등이 갑자기 바뀌게 돼 (환자 입장에서는) 불안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의사들과 약사들 사이에서는 셉트린정의 공급 중단 소문이 돌면서, 약품 사재기가 성행하기도 했다. 서울 소재의 약국에서 근무하는 A 약사는 "셉트린정을 주문하려고 해도 공급량이 부족해 주문이 불가하다고 나오기도 했다"며 "특정약이 공급 불안정이라는 소문이 돌기만해도, 약사들이 겁을 먹고 사재기를 하기 때문에 모든 도매상에서 순식간에 약이 품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소재 약국의 B 약사는 "일부 제약사에서는 품절약을 미끼로 다른 약을 끼워팔거나, 대량 구매를 유도하기도 한다"며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약국과 환자"라고 말했다.


다만 셉트린정을 생산하는 삼일제약은 "제품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셉트린정 생산량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현재 2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의료계와 제약업계는 의약품 수급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약의 품절 등 불분명한 정보 확산으로 약국, 환자 등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경우 별도로 'Drug Shortage' 부서를 운영하고 있으며, 제약사는 웹 포털을 통해 생산 중단, GMP 문제, 제품회수, 공급 불안정 등을 FDA에 곧 바로 보고 할 수 있다"며 "제약사에서 품절이나 판매중지, 회수 등의 이슈가 있을 때 도매상보다 약사회 쪽으로 먼저 공문을 보내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이연 이사도 "먼저 의료 현장에서 어떤 의약품이 많이 사용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필수의약품에 대해서는 일정량의 재고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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