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족거리지 마" "갑질하나"…법사위서 한동훈, 최강욱 '충돌'(영상)

 여야가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판사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과 검찰의 불투명한 특수활동비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질의 과정에서 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비속어를 쓰며 설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현안 질의에서 "판사가 아무리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한다고 해도 정치적인 성향의 글을 쏟아내면 국민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소송) 당사자는 판결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후 박 판사가 과거 자신의 SNS에 정치 성향이 진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글을 올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관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유상범 의원은 "공정한 재판에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를 야기할 수 있는 외관을 만들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며 "판사들이 정치적 의견을 날것 비슷하게 발표하면 국민들로부터 이 사람은 신뢰를 줄 수 없다는 공분을 일어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조수진 의원은 "야당 차원에서 비회기 중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라고 요구한다"며 "영장 청구 시기를 본인이 정하는 일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도읍 국회 법사위 위원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간사,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3.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도읍 국회 법사위 위원장과 정점식 국민의힘 간사,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간사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23.8.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야당은 검찰이 특수활동비를 불투명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예산을 배정하는 기재부도 모른다. 어떻게 쓰이는지 점검해야 할 감사원도 나 몰라라다.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국회에도 공개 못 하겠다고 우긴다"며 "이런 예산이라면 배정하지 않는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야당 의원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최강욱 민주당 의원이 검찰의 업무추진비와 관련해 질의하던 중 한 장관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저러니까 자꾸 깐죽거린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한 장관이 "사과하지 않으면 답변하지 않겠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최 의원이 "제발 태도를 무겁게 가지길 바란다"고 하자 한 장관은 "최 의원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참 이상하다"고 맞받았다. 최 의원이 "그게 국무위원의 태도냐"고 하자 한 장관은 "그게 국회의원의 태도냐"고 반문했고, "개인적인 감정을 갖고 깐죽거리지 말라"고 하자 "국회의원이 갑질하라고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배 의원은 최근 통장 잔액 증명 위조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를 언급하며 "왜 제대로 기소하지 않아 불구속기소를 했느냐"며 "특혜를 받아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권칠승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이 사면·복권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거론하며 "사법권을 유린했다, 헌법 파괴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느냐)"며 따졌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7.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7.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이날 오전 법사위에선 호우 피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고(故)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은 방송 등에 출연해 조사 결과를 이첩하는 과정에서 유 법무관리인이 '특정 혐의와 인물을 제외하라'는 취지로 말했다며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야당은 외압으로 볼 정황이 많다며 공세를 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을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실과 장관 등이 직접 개입한 사건이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정황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여당은 이번 사태를 '항명'으로 규정하며 맞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건은 해병대의 수사단장이 항명을 한 사건"이라며 "초동수사만 된 걸로 민주당이 (외압으로) 덮는다, 특검으로 간다고 하는 건 이재명 방탄을 위한 정쟁 시도"라고 주장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은 외압 의혹에 대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국방부의 그 누구도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해 특정인을 제외하라거나 특정인들만 포함하라는 등의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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