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했던 선생님" 슬픔 속 신림 피해자 빈소

"밤10시에 가출 학생 찾기도" "다시 나타날 것만 같아"…동료·친구·제자 오열
"밝고 적극적인 친구였는데."


20일 오후 6시 서울 구로구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한 끝에 숨진 A씨의 빈소엔 눈시울을 붉힌 사람들이 쉴새없이 오고갔다.


황망한 죽음이 믿어지지 않는 듯 빈소 앞 스크린에 떠 있는 A씨의 얼굴을 한동안 쳐다보며 차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빈소 입구에 A씨가 몸담았던 대학과 스포츠 동호회가 보낸 화환 10여개가 놓여 있었다.


이날 빈소에서 만난 직장동료와 친구들은 그를 밝고 솔선수범하는 친구라고 입을 모았다.  


A씨는 17일 오후 2시로 예정된 교직원 연수 등에 참가하기 위해 학교로 가다 사고를 당했다. 범죄가 발생한 등산로는 학교 사람들이 지름길로 종종 이용하던 길이었다고 한다.


A씨가 근무하던 학교는 사건이 발생한 야산에서 직선거리로 1㎞가량 떨어져 있다. 야산과 등산로로 연결된 생태공원 둘레길은 인근 학교 학생들이 체험학습을 하기 위해 평소 자주 찾는 장소라고 지인들이 전했다. 


10여년 전 A씨와 같은 학교로 첫 발령이 난 후 쭉 친분을 유지했다던 김모씨(39)는 "집 나간 학생을 찾아 밤 10시에 부모님과 거리를 돌아다녔던 적극적인 친구"라고 고인을 기억했다. 


김씨는 "학생부터 조리 선생님까지 두루 친하게 지낼 정도로 붙임성이 좋았다"며 "지금이라도 웃는 얼굴로 나타나 여기서 뭐하냐고 물을 것 같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빈소를 찾은 노모군(14)은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라서 빈소를 찾았다"며 "운동을 좋아하고 우리를 친구처럼 대해주던 다정한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19일 세상을 떠났다.


경찰은 A씨의 사망으로 피의자의 혐의를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할 위원회도 이번주 중 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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