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한달 전 배수로 훼손한 전북도·조직위…68% 재정비

토양·배수로 정비 끝냈는데 상부시설 공사 중 훼손

홍문표 "행사 악영향 주고 책임공방 운운은 언어도단"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최를 약 한 달 앞두고 전라북도와 잼버리 조직위원회가 상부 시설을 설치하느라 배수로 등 시설물을 훼손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곽배수로 구간 67.8%를 재정비하면서 잼버리 행사 준비가 더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6월25일 잼버리 부지 625㏊에 여름작물을 심는 등 토양 피복을 끝내고 배수로 정비를 완료했다.


하지만 이후 전북도는 부지 진입로를 설치하면서 준설토 경사면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 또 간이펌프장을 설치하고 관리하면서 토출부를 보강하지 않았고 배수 호스 고정도 미흡했다. 이로 인해 경사면 침식과 수로 막힘, 배수로 경사면 붕괴 등이 발생했다.


조직위도 배수로 옆에 통신주를 설치하면서 경사면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탓에 배수로 경사면이 무너지고 도로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이 상황에서 평년의 2배 가까운 비가 내리면서 침수 피해가 대거 발생했다. 지난 6~7월 공사의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곽배수로 59.9㎞ 중 40.6㎞(약 67.8%)가 퇴적 및 수로 유실로 정비가 필요했다. 배수로 말단부(유말공) 108개소 중 31개소에서 물빠짐 상태가 불량했다. 진입로 114곳 중 12곳은 설치가 불량하거나 돌무더기가 쌓이는 등 문제가 발생했다.


공사는 지난 7월6일 전북도와 조직위에 공문을 보내 "최근 내린 강우와 기반시설·상부시설 설치공사의 미흡한 관리로 인해 수로 매몰 및 토사 퇴적, 배수관 막힘, 사면 유실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공사는 조직위에 통신선로 공사 후 원상복구 조치를 요구했고, 전북도에도 유실 및 퇴적구간의 대안 검토를 요구했다.


외곽 배수로 등의 피해 복구는 지난 7월18~22일쯤 완료됐다. 잼버리 개막일인 8월1일을 일주일가량 남겨둔 시점이다. 행사 준비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는 잼버리가 전북도와 조직위의 시설물 훼손으로 준비 시간을 더 지체한 셈이다.


홍 의원은 "행사 개최를 목전에 두고 전북도와 조직위가 공사 과정에서 시설물을 훼손하여 행사 현장에 악영향을 미치고도 책임 공방을 운운한 것은 언어도단"이라며 "시설 훼손의 책임 소재가 명백함에도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는 모습에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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