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구속영장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방탄국회 없다

4번째 검찰 출석…李 "저를 희생 제물 삼아 尹정권 무능 덮으려는 것"

백현동 관련 "한푼의 사익도 취한 적 없어 …없는 죄 조작해 뒤집어 씌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면 제 발로 출석해서 심사를 받겠다. 저를 보호하기 위한 국회는 따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백현동 의혹 관련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조사,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떳떳이 응하겠다. 회기 중 영장청구로 분열과 갈등을 노리는 꼼수는 포기하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엄희준)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배임 등 혐의를 받는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에 4번째다. 앞서 성남FC 의혹으로 한 차례,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두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23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에 도착했다. 연단에 오른 이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한 뒤 "저를 희생 제물 삼아 정권의 무능함과 정치실패를 감춰보겠다는 것"이라며 "없는 죄를 조작해 뒤집어 씌우고,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겠다는 정치검찰의 조작수사 아니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수십 수백명이 대책 없이 죽어나가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 불안한 나라, 상상을 초월하는 폭력 통치로 두려움이 만연한 나라가 됐다"며 "자유의 이름으로 각자도생이 강요되는 벼랑 끝 사회에서 국민들은 절망적인 하루하루를 힘겹게 견디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무시하고 억압한 권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 했다"며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정권의 이 무도한 폭력과 억압도 반드시 심판 받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서는 "위임받은 권한은 오로지 국민을 위해 사용했고, 단 한 푼의 사익도 취한 바가 없다"며 "티끌만큼의 부정이라도 있었으면 십여년에 걸친 수백번의 압수수색과 권력의 탄압으로 이미 가루가 돼 사라졌을 것"이라며 소환조사에 떳떳이 응하겠다고 했다.

이날 중앙지검 정문과 검찰청 입구에는 지자자들과 반대파들이 다수 모여 긴장감이 감돌았다. 서로를 비난하는 고성이 오고갔지만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입장문 발표를 마친 이 대표는 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심경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런 무도한 일을 벌인다고 이 무능한 정권의 정치 실패, 민생 실패가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검찰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백현동 개발 사업은 이재명 성남시장 재임 시절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은 부지에 아파트를 조성한 사업이다. 검찰은 인허가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백현동 사업이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개입 이후 급물살을 탔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위해 민간 사업자에게 유리하도록 인허가권을 행사하고, 결과적으로 성남시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를 변경한 이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애초 계획과 달리 사업에서 빠진 배경 △로비스트 김인섭씨의 범행 인지 여부 등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총 250여 쪽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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