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수선한 해병대…포항 시민들 "채상병 죽음 헛되지 않았으면"

"해병대가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됐으면"

 

"수사심의위원회 그런 건 모르겠지만 왜 겨우 스무살이 된 청년이 왜 죽었는지 뭐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되지 않겠는교…"


17일 국방부가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지역인 경북 예천군에서 실종자 수색 도중 순직한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고 처리 과정에서 항명 혐의로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건을 직권으로 군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다루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 해병대 1사단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은 "채 상병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게 철저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의 결정에 대해 사단 인근에서 가게를 하고 있는 50대 상인은 "우린 그 사람(수사단장)이 누군지도 모르지만 그 사람 나름대로 생각한 게 있을 것이고 그 정도 계급이 되기까지 군 생활을 했으면 자식들도 군에 갔거나 갈 나이가 될 것이다. 자식과도 같은 부하(해병)이 안타까운 죽음을 보고 더욱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사단 서문 행정실 인근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60대 후반의 택시기사는 "폭설, 홍수 등 자연재난뿐만 아니라 농번기는 물론 각종 대민지원에 빠지지 않고 해병대가 달려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요즘같이 밝은 세상에 군 내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 등은 숨길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다"며 "이번을 기회로 해병대가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다는 한 시민은 "태풍, 폭설이 온다는 기상청 예보를 볼 때마다 우리 아들이 또 출동할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난다"며 "국방부 등은 두 번 다시는 채 상병과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정훈 대령은 채 상병 사고와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를 지난달 30일 이 장관에게 대면 보고한 뒤 이달 2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가 '항명' 혐의로 국방부 검찰단에 입건된 상태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박 대령의 보고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을 통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음에도 박 대령이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반면 박 대령은 이 장관 보고 뒤 채 상병 사고 조사 기록을 경찰에 보낼 때까지 '이첩 보류'를 명시적으로 지시받은 적 없고, 오히려 유재은 국방부 관리관으로부터 채 상병 사고 보고서와 관련해 '직접적인 과실이 있는 사람만 혐의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등의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검찰 수사심의위는 군에서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군검찰의 수사·절차 및 그 결과를 심의해 국민 신뢰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국방부 검찰단 소속으로 설치하는 기구로서 민간 위원을 포함해 5~20명 규모로 구성된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