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의 부산행' 준비하는 중국 유커…명성 잃은 부산 남포동 살아날까

코로나 이후 외국인 대폭 감소…상인들 "상권 활성화에 도움 기대"

'관광 필수 코스' 혜택 누릴까…"일본 관광객수 추월 '시간 문제'"

 

사드 도입에 대한 반발로 '한한령'(중국 내 한류 금지령)을 내렸던 중국 정부가 6년만에 한국을 대상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 여행을 재개하면서 부산 상권이 기대감으로 들썩이고 있다.


소비 패턴의 변화로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가 이전 수준의 구매력을 보여줄지에 대한 의문도 있지만, 유동인구만 증가하더라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남포동 상인들 '활짝'…"국제·깡통시장까지 영향 가길"


14일 부산 중구 남포동 BIFF광장.


중국어 간판을 달고 탕후루 매점에서 일하는 A씨는 이번 한한령 해제 조치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근 들어 중국어도 조금씩 배우고 있기도 한 그는 상권이 활성화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보였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인 B씨도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단체 관광객이 제일 좋지 않겠냐"며 "꼭 중국 관광객이 지갑을 열지 않더라도 거리만 활성화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인회에선 BIFF거리뿐만 아니라 인근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까지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명순 국제지하상가 회장은 "국제지하상가에 방문하면 직접 미술품 작업 등을 실제로 볼 수 있으니 외국인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고, 우리도 미술품을 선보여 한국의 문화를 보여줄 기회"라고 말했다.


한한령 해제 소식이 들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이유에서인지 서울 명동처럼 중국어를 구사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공고는 따로 보이지 않았다.


다만 일부 상인들은 예전과 소비 패턴이 크게 달라졌다며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곳곳에 '임대' 딱지…자취 감춘 외국인들


BIFF거리는 중국,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부산을 찾으면 대다수 들리는 관광 코스 중 한 곳이다.


하지만 한한령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발길은 뚝 끊겼다. 광복로를 지날 때면 상가마다 '임대' 딱지가 붙은 빈 점포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일 당시 평소 인파들로 북적일 이곳에서는 썰렁함을 넘어 스산한 분위기까지 돌 정도였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임대동향에 따르면 남포동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019년 11~12%대를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24.5%까지 뛰었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25~27%대로 증가했다.


외국인 관광객수도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대폭 감소했다.


부산 중구에 따르면 2019년 남포동 일대 관광안내소를 찾은 외국인은 총 2만126명이고, 2020년 1160명, 2021년 142명까지 뚝 떨어졌다가 지난해 1444명, 올해 2444명(7월 기준)으로 증가했다.


거리두기 해제 등에 따라 최근 들어 경미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기에는 여전히 요원하다.


◇여행사 '유커 맞이'에 분주…"내년 일본 관광객 추월 예상" 


여행사도 기지개를 켤 준비에 돌입했다. 부산에서 중국을 전담으로 하는 여행사 대표 C씨는 중국 여행사 측 준비 시간을 고려하면 추석 이후에야 유커들이 부산을 대거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C씨는 "유커 모객이 오랜 시간 막혀왔기 때문에 관광 활성화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며 "BIFF광장, 용두산공원은 패키지 상품에서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필수 관광지"라고 설명했다.


부산관광공사도 '유커 맞이'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공사는 지난 4월 중국 단체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중국 소재 여행사 2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여행사에서 단체 관광객을 모으면 인센티브를 제공받을 수 있다.


또 베이징에 소재한 공사 홍보사무소를 통해 세일즈콜(Sales call·잠재 여행 고객들에게 여행 상품을 홍보하는 영업 전화)도 실시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중국 주요 여행사들을 초청해 팸투어 등 다양한 행사를 준비할 계획이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객들이 다시 부산을 찾는다면 지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역 여행업계 활성화 측면에서도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광 전문가들은 내년쯤 중국 관광객수가 일본 관광객수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최규환 동아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에 오는 중국 관광객수는 일본 관광객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코로나 전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전체 관광객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사드 사태에 코로나까지 터지면서 유커들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그동안 단체 관광이 금지되고 개인 관광객만 부산에 오니 소비 효과가 떨어졌다"며 "단체 관광객을 모집하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매출 증가를 기대하긴 어려우나 향후 중국이 일본 관광객수를 추월하는 건 '시간 문제'"라고 전망했다.


또 "중국 관광객 개인뿐만 아니라 주변 가족, 친구들로부터 '한국에 가면 무엇을 사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며 "남포동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들이 부산에 오면 자주 방문하는 '스팟'이 있기 때문에 원도심도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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