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만 되면 불붙는 '건국절'…윤 대통령, 시점보다는 '흐름'

올해 경축사에서도 세계사적 의미 조망할 듯

주말 사이 광복절 특사 숙고…"경제인 위주 사면"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이해 해묵은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어떤 발언을 할 지 주목된다. 


역대 정권에서 매년 광복절만 되면 건국절 논쟁에 불이 붙으며 보수와 진보 진영이 강하게 충돌했다. 대한민국 건국을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볼 것인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두 진영이 맞붙으며 사회적 갈등이 일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첫 광복절을 맞은 지난해에도 광복절 경축사가 나오기 전 어느 쪽에 힘이 실릴지가 관심사 중 하나였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관측과 달리 윤 대통령은 세계사적 관점에서 독립운동을 조망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축사에서 "과거에서 미래를 관통하는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미를 다시 새겨야 한다"며 "역사적 시기마다 우리의 독립운동은 그 성격과 시대적 사명을 달리하며 진행된 역동적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광복절 행사명을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주년 경축식'이라고 정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2019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해이다. 내년 8·15는 정부 수립 70주년이기도 하다"고 언급한 것과는 결이 다른 대목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스1과 한 통화에서 "대통령은 역사를 분절적·파편적으로 보기보다 큰 흐름으로 본다"며 "진영 간에, 또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여러 논쟁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 큰 틀"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독립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서도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었다"며 역사를 흐름으로 보는 관점을 재차 드러냈다.


당시 자리에서 김구 선생 손녀인 김미 백범김구재단 이사장이 후손들이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자꾸 이간질해 안타깝다는 취지로 말하자, 윤 대통령이 동감을 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올해 광복절 축사에서도 지난해와 동일하게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오는 건국절에 관한 언급보다는 미래지향적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올해 광복절 축사에도 특정 사건보다는 큰 흐름에서 보는 관점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에서 내놓은 대북 정책인 '담대한 구상'이 1년을 맞은 것과 맞물려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된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엔군사령부 주요 직위자를 초청한 자리에서도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하도록 압도적이고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현해야 한다"며 "강력한 힘만이 진정한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또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이후 1년 사이 정상화한 '한일관계'에 관해서도 한미일 정상회의 개최로까지 이어진 성과를 되짚을 수 있다. 


한편 광복절 특사를 두고도 주말 사이 윤 대통령이 숙고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사면심사위)가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자 심사를 마치면서 윤 대통령 결단을 남았다.


현재로서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등이 대상자로 포함된 가운데 정치인보다는 경제인 위주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인사 중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등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 국정농단 관련자는 명단에서 빠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상자는 계속 수정될 수 있다"며 "정치인보다 경제인 사면에 방점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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