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없는 날' 앞두고 카눈 '물폭탄'…배송 얼마나 늦어지나

13~15일 '택배 올스톱'…태풍까지 겹쳐 일주일 걸릴 전망

CLS 불참에 택배업계 우려…"내년엔 유지 힘들 것"

 

10~11일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상품을 주문하면 빨라도 16일 이후 택배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택배 없는 날'에 따라 13~15일 택배 배송이 일괄 중단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강풍과 '물폭탄'을 동반한 태풍 '카눈' 여파로 일부 지역은 앞서 주문한 택배도 16일부터 순차 배송이 이뤄질 예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000120)·한진(002320)·롯데글로벌로지스 등 주요 택배사들은 올해 8월14일을 택배 없는 날로 정하고 전국 휴무에 들어간다. 우정사업본부 소포위탁배달원도 동참한다.


택배 없는 날은 택배 근로자들의 휴식 보장을 위해 2020년 도입됐다. 고용노동부와 한국통합물류협회, 택배사들이 '택배 종사자의 휴식 보장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매년 하루 함께 쉬기로 정례화했다.


14일에 이어 15일이 광복절 휴무여서 3일간 택배가 멈춘다. 이들 택배사를 이용하는 일부 편의점 택배도 빨라야 16일 이후 배송을 받을 수 있다.


제주도와 도서·산간 지역 경우 1주일 이상 지연 가능성도 있다. 신선식품은 태풍 영향으로 배송이 불가한 상태다.


택배사들은 선박 결항에 따라 8일부터 이날까지 제주 전 지역에 대해 신선식품 집화금지 및 일반상품 집화 제한 조치를 내렸다. 제주 지역 신선식품 집화금지 조치는 지난해 12월 폭설 이후 8개월 만이다.


택배사들은 물량이 몰리는 16일을 대비하기 위해 명절 연휴 때처럼 거래업체에 배송 분산을 요청한 상태다. 급한 품목이 아니면 A업체는 16일 배송, B업체는 17일 등으로 지정·분산해 부하를 줄이는 것이다.


분산 요청에도 택배 물량이 몰리면 명절 때처럼 순차적으로 배송한다. 먼저 주문이 들어온 상품부터 배송이 나가고 후주문에 대한 배송은 일부 지연되는 식이다.


택배 업계 관계자는 "택배가 너무 몰리지 않도록 거래업체에 배송을 분산해 줄 것을 요청했다"며 "택배 없는 날은 예고된 이벤트이기 때문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쿠팡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가 택배 없는 날에 불참하기로 한 것은 기존 택배사와 종사자들의 우려거리다.


경쟁업체 공백에 따른 특수를 CLS의 '퀵플렉서'(쿠팡 택배기사)가 가져가게 되면 매년 정례화한 택배 없는 날의 지속성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쿠팡은 CLS가 기존 택배사와 시스템이 달라 택배 없는 날이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CLS는 CJ대한통운에 이어 물동량 2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택배사들이 택배기사들의 휴식을 보장하는 취지에 공감해 어렵게 택배 없는 날에 합의했는데 CLS가 함께 쉬기에 동참하지 않게 되면 내년엔 택배 없는 날을 유지하기 힘들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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