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초교서 6개월 사이 교사 2명 사망…학교는 '단순 추락사' 보고, 무슨 일이

2년 전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서 6개월 사이 2명의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전해졌다.

7일 MBC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경기도 의정부의 한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교사 2명이 6개월 간격으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경기도교육청에 사망 원인을 '단순 추락 사고'라고 보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교대를 갓 졸업한 뒤 이영승, 김은지 교사는 같은 학교에 발령받았다. 4~5년 차가 된 2021년에는 5학년 3반과 4반 담임을 나란히 맡았다. 그해 6월 김은지 교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12월에는 이영승 교사도 생을 마감했다.

김 교사는 발령 한 달 만에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의 부모는 "학생들이 서로 뺨 때리면서 막 치고받고 싸우는 걸 보고 애가 충격을 받았다. 그 뒤로 집에 와서 자기 침대에 앉아서 계속 '그러면 안 돼. 그러면 안 돼(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교사는 사직서를 냈지만 학교는 만류했고, 담임 대신 음악 전담 교사로 발령했다. 하지만 1년 뒤부터는 다시 담임을 맡아야 했다.

김 교사의 아버지는 "퇴근해서도 학부형들한테 전화 받는 것도 수시로 봤다. 애가 어쩔 줄 몰라서 '죄송합니다'(했고), 굉장히 전화 받는 걸 두려워했다"고 털어놨다.

정신과 치료와 몇 차례의 병가를 냈지만, 5학년 담임을 맡은 지 4개월째 되던 달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MBC 뉴스 갈무리)
(MBC 뉴스 갈무리)


이영승 교사도 부임 첫해 담임을 맡은 반에서 사고가 났다. 이 교사의 아버지는 "페트병 자르기를 하는데 어떤 애 하나가 손을 다쳤다. 학부모한테 또 시달렸다. 성형 수술을 해야 한다느니…"라고 말했다.

이 교사는 이듬해 휴직하고 군입대를 했지만 학부모의 보상 요구는 지속됐다. 학교는 입대한 교사에게 책임을 미뤘다.

당시 교무부장인 A씨는 "사실은 학급에서 따돌림 같은 것도 있어서 상담도 많이 했었고 그다음에 그 반에 한 명이 장기 결석한 애가 있었다"고 했다. 한 학생의 부모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만 400건에 달했다.

당시 학년 부장 B씨는 "학생을 안 보내니까 수시로 통화를 해야 하고 관리를 해야 하고. 또 그분이 호락호락하게 '예. 예' 했을 리도 없다"고 말했다.

따돌림을 받는 학생의 부모는 "아이들끼리 조를 짜게 하지 마라" 등의 민원을 제기했고, 교감을 만난 뒤 직접 교실까지 찾아왔다.

이 교사는 공개 사과를 해달라는 학부모의 요청에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까지 시키는 건 힘들다"고 답했다. 또 학폭위를 열겠다며 화를 내는 학부모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이 일이 있고 난 다음 날 새벽 이 교사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는 글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민원 학부모는 "제가 욕은 안 했지만 엄청 화를 내고 있었을 거다. '선생님은 그럼 그 아이들의 선생님이기만 하고 우리 아이를 버리셨냐'는 그 말에 조금 상처를 받으신 것 같기는 하다"고 말했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포커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