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 인플레' 코로나 학번 몰려오면 어떡하나"…취준생들 벌써부터 불안

경쟁 심한 취업시장…"코로나 학번에 불평등 느낀다"

"가뜩이나 취업문 좁은데"…전문가 "학점보다 경험"

 

"예전에는 나쁘지 않은 학점이었는데 요즘 이 정도로는 턱도 없죠."


한때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꿈꿨던 김모씨(25)는 올 초 법조인의 꿈을 접었다. 지금 학점으로는 진학이 쉽지 않겠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김씨는 "나름 꾸준히 학점 관리를 해왔는데 코로나 이후 학점이 상향평준화돼 진로 선택폭이 확 줄어든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코로나 학번'이 취업전선에 본격 뛰어들 채비를 하면서 취준생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취업난이 심각한데 '학점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본 코로나 학번이 취업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당시 절대평가를 시행하면서 A학점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 관리·감독이 느슨한 비대면 시험의 특성상 학생들 사이 공정성 논란이 일면서 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한 학교가 많았기 때문이다. 절대평가는 학점 비율이 정해져 있지 않아 상대평가보다 학점을 후하게 주는 경우가 많다. 코로나 당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중앙대, 경희대 등이 절대평가 방식을 권고했다.


학점보다 직무 관련 역량이 우선이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코로나 이전 졸업생들은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 "0.1점도 아쉬워"…로스쿨 지망생 박탈감 호소


특히 로스쿨처럼 학점을 정량평가 요소로 반영하면 우려의 목소리는 더 커진다. 로스쿨 진학을 준비 중인 권모씨(26)는 "학점이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면서도 "고학점 학생이 몰리다보니 0.1점도 아쉬운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로스쿨은 학점 반영 비율이 높아 고학점 학생이 주로 준비했지만 이제는 그렇지만도 않다. 실제로 올해 법학적성시험 지원자는 1만7360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강진섭 강남메가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입시에도 학점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며 "코로나 시기 대학에서 학점을 후하게 주었기 때문에 그 이전 학생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가뜩이나 취업문 좁은데"…"학점 보단 경험 늘려야"  


일반 취업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블라인드로 채용하는 공기업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기업이 학점을 요구한다. 


취업준비생 정모씨(25)는 "학점 변별력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이력서에 학점을 적어내지 않느냐"며 "얼마나 반영할지 모르지만 지원자 입장에선 작은 것도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직무역량 등 차별점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장욱희 커리어파트너스 취업컨설턴트는 "기업도 코로나 시기 학점을 어떻게 반영할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 경험 등 차별화될 수 있는 자신만의 역량을 쌓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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