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터널 탈출하나 했더니…반도체·대중 수출 부진에 '시계제로'

7월 1~20일 기준 무역수지 –13.6억달러…수출 전년동월비 15.2%↓

수출 10개월 연속 감소세…적자 고착화 우려에 하반기 개선 시각도

 

지난달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무역수지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적자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우리나라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대(對)중 수출이 더 악화한 영향이다. 전체 수출은 10개월 연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은 312억3300만달러(통관 기준 잠정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감소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조업일수가 15.5일로 동일해, 일평균 수출액도 15.2% 줄었다. 수출액 감소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수입액은 325억9400만달러를 기록, 무역수지는 –13억61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와 대중 수출 악화다.


우선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월 대비 35.4% 줄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제품 수출도 1년 전보다 48.7% 줄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고, 철강제품(-15.2%), 무선통신기기(-13.5%) 수출도 감소했다.


우리 전체 교역의 20%를 차지하는 대중 수출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7월 1~20일 대중국 수출액은 1년 전보다 21.2% 빠졌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는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포함한 총 교역액을 봐도 이달 20일까지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12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 무역적자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달 20일까지의 실적으로 본 우리 교역의 소위 '중간성적표'다. 내달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취합·발표할 '7월 수출입 동향' 발표를 앞두고 또다시 무역적자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무려 16개월 만에 겨우 무역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물론 수출 감소세는 이어졌지만, 3대 에너지원(원유, 가스, 석탄) 수입액이 크게 줄면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물론 당시에도 수출 개선에 따른 양질의 흑자전환은 아니었다는 점에서 적자 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고 평가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이전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아예 적자 상태가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정부와 전문연구기관에서는 불필요한 '우려'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통상 무역수지는 월말에 개선되는 흐름을 보인다는 점에서 매월 1~20일 실적을 놓고 월간 실적을 단정 짓는 것은 어렵다는 견해다. 또 당장은 수출 저조에 따른 무역수지 변동성이 크겠지만, 하반기에는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2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제주포럼 기조강연에서 "하반기 성장률(1.8%)은 상반기(0.9%)보다 좋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1%포인트 이상 반등할 것"이라며 "수출 개선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무역수지는 4분기에는 상당히 흑자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보다 앞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역시 지난 5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무역수지 적자 대책'을 묻는 질의에 "하반기에는 월별 무역수지 적자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가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 에프앤가이드·메트릭스에 의뢰해 국내 주요 업종별 전문가 163명에게 224개 업종을 대상으로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월 반도체 업황 전망 PSI는 119를 기록했다.


PSI 지수는 전월 100을 기준점으로, 업황이 개선되면 100을 상회하고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면 100을 하회한다. 7월 전망에서는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114) △전자(105) △자동차(106) △조선(106) △철강(108) △바이오·헬스(105) 등 업황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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