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5600억 팔아치운 외국인, 삼성전자는 2조 넘게 샀다

한달간 2조1960억원 매수, 순매수 상위 2~10위 합보다 커
이달 삼전 리포트 낸 증권사 다수 "9만전자 간다" 전망 유지

외국인 투자자가 최근 약 한 달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2조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모두 매도우위를 보인 가운데 삼성전자에 수급이 쏠리는 모양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14일부터 이달14일까지 외국인은 2조196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 2위인 현대차(3440억원)의 6배에 이르는 규모다. 순매수 상위종목 2~10위 종목의 순매수 총계(1조5090억원)보다도 크다.

특히 최근 한달새 외국인이 코스피 전체 주식에 대해 1340억원, 코스닥에 대해 4240억원 순매도세를 보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삼성전자에 대해서만 긍정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또 다른 대형 반도체주인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는 한달간 140억원 순매도세를 나타냈다.

다만 외국인의 대량 매수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14일 7만1900원에서 이달 14일 7만3400원으로 2.1% 오르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개인(1조7540억원)이 주로 매도주체로 떠오른 가운데 기관투자자도 4250억원 규모를 팔아치우면서 외국인과 정반대의 매매패턴을 보였다.

증권사 다수는 삼성전자가 2021년 1월 기록했던 전고점(종가 기준 9만1000원)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이달 삼성전자에 대한 리포트를 낸 증권사 15곳 가운데 9곳이 삼성전자 목표가를 9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목표가가 9만원 미만인 증권사 6곳 가운데 2곳도 직전 보고서보다 목표가를 높여잡았다.

특히 4나노미터(㎚, 10억분의 1m) 반도체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부문에서 올해 경쟁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송명섭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파운더리 시장 점유율은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애플을 제외한 모든 대형 고객들이 지나치게 고가인 TSMC의 3나노를 회피하고 4나노로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TSMC와 격차를 줄이기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이 TSMC와 유사한 수준까지 상승한 상황이므로 퀄컴, 엔비디아, AMD 등 대형 고객들이 4나노 생산의 일부를 동사에 의뢰할 가능성이 높아다"고 예상했다.

이에 더해 송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HBM3 의 공급을 3분기 말 또는 4분기 초에 본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관련 부문 설비의 확보가 원활하게 이뤄질 경우 경쟁사와의 점유율 격차를 빠르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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