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대 결국 파산, 폐교 수순…'경영위기대학'들도 같은 길 걷나

재단 비리·경영난에…2021년 기준 '경영위기대학' 32곳 추산

국회 '사립대 구조개선법' 논의 중…'해산장려금' 이견 여전

 

재정난에 시달리던 경남 진주의 한국국제대가 결국 파산하면서 폐교 수순을 밟게 됐다. 이에 따라 한국국제대는 2000년대 들어 폐교되는 20번째 대학이 됐다.


16일 교육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은 지난 12일 한국국제대 학교법인 일선학원의 파산을 선고했다.


한국국제대는 교직원에게 100억원 가량의 임금을 주지 못하고 10억원의 공과금을 미납하면서 재정난에 처했다. 지난 2018년 재정지원제한대학에 선정된 뒤로 정부의 지원이 끊기면서 재정난은 훨씬 심각해졌다. 잇따른 교비횡령과 불법 교수채용 등의 비리로 이미지도 실추됐다.


2003년 전문대학에서 4년제 대학으로 승격할 당시 한국국제대 입학정원은 1265명이었지만 올해 393명으로 쪼그라들었다. 2021년 80명이던 교직원 수도 올해 58명까지 줄었다.


심지어 간호학과에서는 재직 중인 교수가 모두 빠져나가고 남은 2명이 1~4학년 전공 수업을 모두 소화하기도 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 5월 종합감사를 실시하는 동시에 3차 계고장까지 발송하는 등 강제 폐교 절차를 밟고 있었다. 그러나 법원의 파산선고로 교육부가 별도의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뉴스1에 "올해 들어 간호학과 등 수업에 차질이 생겨 명확한 폐쇄 요건은 충족됐지만 법원의 파산 선고로 교육부가 별도의 절차를 밟을 필요는 없어졌다"며 "교육부는 폐쇄시기를 결정해 법원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국제대 1~3학년 학생들은 경남 지역 타 대학으로 특별 편입된다. 4학년 학생들은 2월까지 졸업 절차를 마무리 한다.


이 같은 한국국제대 폐교 사례는 추후 타 대학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한국국제대와 같은 임금체불 등 문제없이 경영위기대학 구조개선과 자진 해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한국사학진흥재단은 올해 재정진단 시범실시 뒤 내년부터 이를 본격적으로 실시해 경영위기대학을 지정할 계획이다. 사학진흥재단이 2021년 회계연도 결산 기준으로 추산한 경영위기대학은 일반대 14곳, 전문대학 18곳으로 총 32곳이다.


경영위기대학으로 지정된 사립대학은 2025학년도부터 대학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가장학금과 학자금 대출 지원도 제한된다.


이 같은 경영위기대학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법' 제정을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법안은 대학이 스스로 경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고 타 대학과 통폐합·구조조정 등을 통해서 자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후에도 계속해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폐쇄 절차를 진행하는 식이다.


그러나 법안의 핵심 쟁점을 두고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법안 처리는 아직 요원한 상황이다.


쟁점은 해산장려금이다. 여당은 한계대학의 폐교를 유도하기 위해 해산장려금과 같은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학교 설립 시 투자한 설립자들이 재산상의 지분이 있다고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며 "청산 후 나머지 자산이 전부 국고로 귀속된다면 학교 청산·폐교 등 작업을 안 하고 버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다른 국회 관계자는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의 어려움도 있지만 법인의 비리·횡령 등으로 (재정 등이) 악화한 경우가 많은데 그런 재단에 해산장려금까지 주겠다는 것"이라며 "비리·횡령 법인을 규제하는 등의 방안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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