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시럽급여' 공방…여 "기금 고갈 걱정" 야 "적선이냐"

윤재옥 "반복 수급 많고 재취업률 낮아"

이재명 "정부여당 태도 한심" 정의당 "노동개악 막을 것"

 

여야는 14일 실업급여 축소 방안을 놓고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이 실업급여를 '달콤한 시럽급여'라고 표현하며 하한액을 낮추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실업급여 수급자들을 폄훼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의 반발이 거센 만큼 실업급여 제도 개선과 관련된 입법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실업급여 수급자 비하 논란에 대해 "언론에서 당정 과정에 있었던 발언과 관련해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사실 (실업급여를) 반복해서 수급하는 일들이 많고 재취업률이 극히 낮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받는 기간 중에 적극적으로 취업 노력을 안 한다는 우려도 있고, 고용보험 적립금이 2017년도에 10조원이 넘었는데 작년에 3조9000억원 정도로 기금이 고갈될 걱정까지 할 상황이 됐다"고 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그저 인기만 얻기 위해 나라의 미래는 생각하지도 않았던 민주당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는데, 민주당은 실업급여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사람 좋은 척'만 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업급여를 제대로 지급하려는 노력도 정략적 이익 때문에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외칠 뿐"이라며 "제도 개선이 없다면 전 정권의 실정으로 나라의 곳간이 비는 암울한 상황을 또다시 맞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과 정의당은 실업급여를 적선처럼 생각한다며 여당을 향해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자 스스로 내는 부담금으로 실업급여를 받는데 그것이 마치 적선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이 정부여당의 태도에 대해서 참으로 한심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며 "실업급여 수령자들을 모욕하는 한심한 발언들을 보면서 과연 이 정부가, 또 정부·여당이 국민을 위한 정부·여당 또는 정권인지 참으로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자리가 없어서 서러운 국민을 위로하고 미안해하지는 못할망정 조롱하고 모욕하는 것은 힘 있는 자의 오만과 폭력"이라며 "제도의 틀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는 민주당과 국민이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된장녀 프레임으로 실업급여 수급자들을 폄훼했다"고 말했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은 "세후임금보다 많은 실업급여를 받는 노동자가 죄인인 것이 아니라 실업급여조차 안 되는 저임금을 받는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이 참담한 것"이라며 "실업급여 받는 노동자를 시혜, 적선의 대상으로 치부하고, 노동자의 쉼에조차 여성과 청년을 갈라치는 태도가 분노를 자아낸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형적인 것은 정부 여당이 노동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며 "여당이 노동개악에 뜻을 모은다면 정의당도 기필코 그를 막아내고자 시민사회와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노동개혁특별위원회가 지난 12일 진행한 '실업급여 제도개선 공청회'에서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실업급여 업무 담당자가 참석해 "여자분들, 계약 기간 만료 젊은 청년들이 이 기회에 쉬겠다고 오고, 실업급여를 받는 도중에 해외여행을 간다"며 "샤넬 선글라스를 산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박 정책위의장은 공청회 직후 브리핑에서 "실업급여가 악용돼 달콤한 보너스(상여금)란 뜻으로 '시럽급여'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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