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공포로 몰아넣었던 '마약음료' 주범, 중국서 두달만에 체포 어떻게?

경찰청 중국 날아가 협조 이끌어내…국내선 은신처 단서 확보해 제공

"국제범죄 효과적 대응 희망" 윤희근 청장 친서도 한몫…송환 언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주범을 2개월도 안 돼 중국 공안이 체포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 경찰의 숨은 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에 경찰을 파견해 주범 한국인 이모씨(26)가 숨어 지내던 곳을 찾아내 중국 공안에 제공했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청 외사국 인터폴공조계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등으로 구성된 실무 출장단 7명은 지난 5월 말 마약음료 사건 주범 이씨 검거에 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해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씨는 마약 음료 사건을 주도한 인물로, 중국에 머무르며 범행을 꾸민 뒤 국내외 조직원들에게 마약음료 제조·배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해 이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내리고 소재를 추적 중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국경이 닫히면서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사범들이 더 활개를 치며 3년간 답답한 상황이 계속돼 왔다. 다행히 중국이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을 종료하자 경찰은 발 빠르게 출장을 계획했다. 한중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지만 치안에는 정치적 고려를 하지 않는다는데 양국 치안당국이 뜻을 같이 해 만남이 성사됐다.


이씨 소재지 등과 관련한 첩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사법권이 없는 해외에서 직접 검거에 나설 수 없기 때문에 경찰은 중국의 협조를 끌어내는데 공을 들였다. 특히 강남 마약 음료 사건이 한국사회에 미친 충격과 사안의 심각성을 알리는데 집중했다.


'꽌시'(관계)를 중요시하는 중국답게 유선상으로 연락할 때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답변들이 돌아왔다. 중국 공안은 제로 코로나 종료 이후 처음으로 보이스피싱 총책 한국인 A씨(41)를 송환하는데 협조하기도 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왕샤오홍 공안부장에게 전달한 친서 역시 한몫을 했다. 이 친서에서 윤 청장은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전략적 협력 파트너인 중국 공안부와 마약범죄를 비롯한 보이스피싱 등 다양한 국제범죄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길 희망한다"며 "마약 사건의 주요 범죄자가 중국 현지에 체류하고 있다"고 수사 지원을 당부했다.


하늘이 도왔을까. 출장단 방문 일정 중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국내 수사를 토대로 이씨 소재지와 관련한 수사 단서를 확보했다. 이씨는 경찰의 추적을 의식한듯 숙소를 수차례 옮겨 다녔지만 이동 동선을 끈질기게 추적한 끝에 은신처를 최종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경찰은 공안에 즉시 첩보를 제공하고 검거를 요청했다. 다급한 요청에 중국 공안 역시 발 빠르게 움직였다. 사건을 관할 지방 공안청에 긴급 지시해 체포가 이뤄졌다.


중국 공안부가 이씨를 다른 혐의로도 조사하고 있어 당장의 송환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이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이번 사건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는 만큼 경찰은 송환에도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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