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값 인상률 '0.4% vs 83.4%'…현실 괴리 커도 너무 큰 통계청 조사

통계청 소금 물가 전월比 0.4% 오른 반면 업계 조사선 83.4% ↑

"조사시점 차이 등 따른 우연한 격차"…"조사방식 더 투명해져야"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우려로 천일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조사가 현실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단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인상 폭과 유통 업계가 내놓은 조사 간 차이가 80%포인트(p) 넘게 벌어지기도 했는데 통계상 한계를 감안해도 그 간극이 과도하단 분석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48.63(2020=100)으로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올해 1월(1.7%), 2월(0.0%), 3월(1.3%), 4월(0.4%), 5월(0.7%) 등과 비교했을 때 2월을 제외하면 4월과 더불어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물가지수는 계절 요인에 따른 변동이 커 통상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하지만, 비교적 가까운 시점에 등락한 추이는 전월 대비 상승 폭을 통해 파악한다.


6월 들어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려로 '소금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체감 가격도 크게 올랐지만 지표상의 물가 상승 폭은 전월보다 오히려 축소된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 21일 유통 업계 조사를 활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천일염 20㎏ 기준 평균 소매 가격은 5만7840원으로 전월(3만1540원) 대비 약 83.4% 올랐다. 이는 통계청 발표(0.4%)의 약 80%p를 웃도는 상승률이다.  


문제는 이처럼 통계청이 내놓는 물가와 현장의 목소리가 크게 엇갈리면서 지표의 대표성에 의문이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이처럼 간격이 크더라도 조사 규격의 공개를 금지하는 통계법으로 인해 결과가 차이나는 명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점도 지적받는 대목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금 물가에는 천일염 외에도 재제염 등이 포함되는 점, 최근 급등한 천일염이 10㎏ 이상 대용량인 점을 감안해도, 80%p는 지나치게 큰 격차이기 때문이다.


다만 통계청은 조사 시점이나 품목, 중량 차이에 따른 우연한 격차일 뿐 물가 조사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조사 규격을 밝힐 순 없지만 소금의 경우 각 정해진 순기에 맞게 각 권역별 조사관이 직접 물가를 조사하고 있고, 본청에서 정기적으로 내검도 한다"고 말했다.


왜 조사 규격을 밝힐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어떤 브랜드를 조사한다고 미리 알리면 조작 가능성이 있다"며 "특정 품목의 물가만 관리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신뢰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라도 조사 품목의 수량·중량 등을 공개해 조사 과정을 보다 투명히 해야 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간 괴리가 지나치게 크면 통계 지수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며 "정부가 통계를 소비자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고 느끼지 않게끔 투명한 방식으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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