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독립운동 후원자 해외에 생존…지역사회 관심을"

김재기 전남대 교수 3월 쿠바서 주미엽 할머니 만나 확인
"일가족 독립운동 후원했지만 아직 서훈 못받아"


"이역만리 지구 반대편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후원한 전라도인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시설이 조성돼야 합니다."

100년 전 전남 해남에서 쿠바로 이주한 일가족이 광주학생독립운동을 후원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훈장 서훈을 받지 못하는 데다 이를 기념하는 시설도 마련돼 있지 않아 지역사회 관심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김재기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교수에 따르면 지난 3월 김 교수는 '세계속의 전라도인 독립운동가 발굴'을 위해 쿠바 하바나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1930년 7살의 나이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후원한 주미엽 할머니(100)를 만났다.

쿠바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냈다는 자료는 대한인국민회 쿠바지방회 회장 박창운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행하는 대한인국민회 기관지 신한민보를 통해 1930년 2월27일 보도됐다.

보도를 통해 광주학생독립운동이 쿠바에까지 알려지자 쿠바 마탄자스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특별후원금을 낸 성인 33명, 민성국어학교 학생 21명의 명단이 확인됐다.

주 할머니는 전남 해남이 고향인 고 주한옥씨의 장녀로 7살의 나이로 특별후원금 10전을 냈다. 아버지인 주한옥과 오빠 주희열과 광주학생독립운동 지지대회에 참석하고 후원금을 냈다.

아버지 주한옥은 전남 해남 우수영 출신으로 1905년 멕시코로 이민을 떠나 1921년 쿠바로 재이주했다. 이때부터 1945년 해방이 될 때까지 광복비와 의연금 등 80여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댔지만 아직까지 서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오빠 주희열도 수차례 독립운동 자금을 낸 기록이 확인됐으나 이들 일가족은 서훈을 받지 못했다. 

김재기 교수는 "같은 시기 활동했던 쿠바 한인 40여명은 1997년부터 서훈을 받아 매달 100만원에서 300만원대의 연금을 받고 있으나 주 할머니 가족처럼 서훈을 받지 못한 이들은 독립운동에 동참하고도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에도 해외 한인들의 광주학생독립운동 참여를 다루고 있지 않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100세의 고령인 주미엽 할머니를 광복절이나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인 11월3일 초청해 서훈을 전수하고 아버지 고향인 전남 해남을 방문하게 하면 뜻깊겠다"며 "또한 주 할머니를 비롯한 쿠바 마탄자스 민성국어학교 학생들을 기억하고 서훈을 추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오는 30일 전남대학교 도서관 정보마루에서 국가보훈부와 재외한인학회가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에서 '쿠바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 지지운동'을 주제로 발표한다.

이와 관련, 광주시교육청 산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은 오는 2025년 개관 20주년 리모델링을 앞두고 해외 한인들의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활동도 전시를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측은 "현재 전시 콘텐츠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 말 용역이 끝나면 실시관리설계를 통해 전시물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해외 한인들의 광주학생독립운동 활동 등 새로운 내용도 포함될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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