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자·빵 가격 줄줄이 내리는데 '고물가 주범' 외식비는?

7월1일 라면·과자 가격 대거 인하

파리바게뜨·SPC삼립도 빵값 내리기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라면값 인하' 발언을 기점으로 라면과 과자 가격이 줄줄이 인하되고 있다. SPC그룹도 빵 가격 인하에 나서면서 '가격 인하' 분위기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퍼지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고물가 현상의 주범이라고도 불리는 외식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장면과 피자 등 밀가루를 사용하는 메뉴들의 경우 가격 인하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라면값도 국제 밀 가격 인하에 따른 제분업체들의 공급가 인하 결정이 이뤄지면서 가능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라면업계와 제과업계는 내달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줄줄이 내린다.

농심(004370)은 대표 제품인 신라면 봉지면의 가격을 4.5% 인하한다. 오뚜기(007310)는 라면류 15개 제품을 평균 5%, 삼양식품(003230)은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내릴 예정이다. 팔도 역시 11개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5.1% 내린다.

과자 가격도 내려간다. 롯데웰푸드(280360)는 빠다코코넛과 롯샌, 제크 등 3종의 가격을 편의점 기준 100원씩 인하한다. 해태제과는 아이비 가격을 10% 내리고, 그 시기를 유통 채널별 재고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SPC그룹도 물가안정에 적극 동참하기 위해 7월초부터 순차적으로 빵 가격을 인하한다.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 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으로, 평균 인하율은 5%다.

라면과 과자, 빵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고물가 현상이 변하는 건 아니다. 두 제품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작기 때문이다.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는 1000분의 2.7에 불과하다. 과자는 3.5, 빵은 6.5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 가중치는 가계 한달 소비지출 중 특정 품목이 차지는 비중을 수치화한 것이다.

여기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26.7에 달한다. 즉 외식비가 떨어지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이 체감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식품업체들을 불러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등 압박을 가하는 사이 외식비는 꾸준히 올랐다. 햄버거 업계는 평균적으로 지난 1년간 3차례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으며, 올해 4월엔 교촌치킨이 치킨값을 올리며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치킨 외에 여름 대표 외식 메뉴인 냉면값 등도 계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밀가루 가격 인하에 반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외식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낮아서다. 외식업의 경우 인건비와 전기·가스·수도 요금, 임대료 등 식재료 외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한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임대료 등에 대한 부담이 여전하다"며 "소상공인인 점주들의 상황을 고려하면 가격 조정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정부가 식품업계만 옥죄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식품업체들의 제조 원가에서 밀가루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순 없어서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현 분위기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면서도 "밀가루가 내려간 대신 다른 원부자재가 올라갔고, 코로나 이후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져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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