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프리고진, 벨라루스로 망명했지만…"푸틴 보복 가능성" 무게

"바그너그룹 수장 자리 못 지킬 것…암살 될 수도"

영향력은 무시 못해…다른 용병단에 흡수되나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만에 끝나면서 이를 주도했던 용병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운명에 관심이 쏠린다.

벨라루스의 중재로 프리고진은 안전하게 벨라루스로 떠났지만, 굴욕을 당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그를 암살하거나 횡령 혐의를 뒤집어씌워 본보기로 삼을 수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다른 인물을 새로운 용병 수장으로 대체하거나 바그너그룹을 해산해 다른 용병단에 흡수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2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반란 철수 중재안에 따라 프리고진의 형사입건은 취하됐지만 푸틴 대통령이 여전히 공개적으로 반란을 비난하고 있어 프리고진이 안전하지 않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모스크바 턱밑까지 진격했던 프리고진은 벨라루스를 통한 중재안을 받아들여 돌연 반란을 철수했다.

프리고진은 유혈사태를 피하려 후퇴를 명령했다고 주장하며 벨라루스로 향했고 그를 "반역자"라 비난하던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의 대다수는 애국자"라며 입장을 바꿨다.

또 "국방부와 계약을 체결해 복무를 계속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다. 벨라루스에 가도 된다"며 세 가지 선택지를 제공했다.

 

이로 인해 바그너그룹이 당분간 유지돼도 프리고진이 자리를 지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독일마샬기금 민주주의 안보 동맹 책임자 데이비드 잘보는 "프리고진의 영향력과 권력이 너무 강해졌기 때문에 푸틴 대통령은 그를 놔두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암살되거나 벨라루스에서 사그러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스톡홀름 동유럽연구센터의 마틴 크라그 부소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프리고진의 출국을 허용하는 것과 푸틴이 이 일을 잊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며 푸틴 대통령이 보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반란 중재 과정에서 "프리고진을 살해하겠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인 만큼 프리고진이 쉽게 빠져나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CNN 모스크바 지국장 출신인 러시아 전문가 질 도허티는 "푸틴은 반역자를 용서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암살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카트리나 독시 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에게 횡령 혐의를 뒤집어씌워 형사처벌해 본보기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그룹에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860억루블(약 1조3000억원)이 지원됐다"며 "같은 기간 프리고진은 음식 사업을 통해 비슷한 금액을 벌어들였다"며 빼돌린 돈이 있는지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프리고진 엄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러시아의 유명 군사 전문 블로거 알렉산더 코츠는 "헬기 6대와 전투기 1대가 격추된 것은 정의가 아니다. 러시아 도시를 봉쇄하는 것도 정의가 아니다"며 바그너그룹의 처벌을 촉구했다.  

바그너그룹의 존폐도 기로에 섰다. 잘보는 "러시아는 용병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면서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바그너그룹을 분해해 최전선에서 여러 민간 용병기업에 흡수시키는 것이 푸틴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바그너그룹이 아프리카 등지에서 천연자원을 착취해 러시아에 전쟁 자금을 지원하는 등 막대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러시아 정계에서도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용병 중 "가장 전투 준비가 잘 된 집단"이라며 프리고진을 교체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여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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