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국빈방문에 '밀착'…'넥스트 차이나' 베트남 시장 떴다

韓 신설법인, 中선 줄고 베트남선 늘어…이번 국빈방문시 최대 기업인 동행

투자비용 적고 정부 규제개혁 적극…삼성전자·LG·현대차·SK 등 진출 가속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베트남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연구·개발(R&D)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회의 땅' 베트남에 법인을 신설하는 우리 기업들이 느는 반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던 중국에 신규 법인을 세운 우리 기업은 오히려 줄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과 코로나19 이후 '넥스트 차이나'로 급부상하며 소비 시장, 연구·개발(R&D)의 전초기지가 됐다.


26일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에 법인을 낸 우리 기업은 총 303곳으로 코로나19로 해외 직접 투자가 크게 위축됐던 2021년보다 30.6% 늘었다. 반면 중국에 법인을 설립한 우리 기업은 2020년 245곳에서 2021년 264곳으로 소폭 증가한 뒤 반도체 공급망 등 미국의 규제가 본격화한 지난해에는 194곳으로 급감했다. 


1억명이 넘는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지난해 8%대 성장을 기록한 베트남은 일본을 제치고 우리나라 3대 교역국이 됐다. 우리나라와 베트남 사이 교역액은 877억달러(약 113조6000억원) 규모다.


대(對)베트남 무역수지도 342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베트남은 홍콩, 중국 등을 제치고 처음으로 최대 무역 흑자국이 됐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에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인 205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한 것은 베트남의 시장 가치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법인 설립 수 늘고 3대 교역국·최대 무역 흑자국으로 '넥스트 차이나' 


베트남 정부·기업과 가장 활발한 협력이 기대되는 기업은 단연 삼성전자(005930)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공장 6곳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베트남 북부 박닌성에 휴대폰 1공장, 2013년에는 타이응우옌성에 휴대폰 2공장을 각각 설립했다. 베트남 호치민시엔 연구개발센터와 함께 가전제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 삼성전자의 수출금액만 650억달러로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005380)는 탄콩그룹과 닌빈성에 생산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베트남에 진출한 지 2년 만인 2019년 현지 판매 7만9328대를 기록, 일본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 1위에 올랐다. 베트남 국빈방문의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산학협력을 통해 베트남과의 동반성장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LG(003550)는 1995년 LG전자가 베트남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LG화학(051910)·LG생활건강(051900) 등 계열사들이 베트남 내 7개 생산 법인을 포함해 총 12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자·디스플레이·이노텍의 생산 법인이 있는 '하이퐁 클러스터'는 전자 계열 3개사의 핵심 생산 거점이다.


이번 국빈방문으로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육성을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차 분야에서 업무협약(MOU)도 이어졌다. SK E&S는 베트남 최대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베트남(PVN)과 청정수소 분야에서 협력하고 두산은 베트남 지방정부인 하이즈엉성(省)에서 PFC 소재 공장을 증설하고 추가 투자를 검토하기로 했다.


◇ 저렴한 투자비용·규제개혁에 더욱 뚜렷해질 '탈중국·베트남 선호'


기업들의 탈중국과 더불어 베트남 선호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위기 극복과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최근 고도성장을 이어가는 베트남과 협력강화는 의미가 작지 않다. 


중국은 최근 인건비, 토지 임대료 상승으로 생산기지와 투자처로서 매력이 예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투자비용도 저렴하고, 베트남 정부가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산업 규제개혁에 나서면서 우리 기업들이 접근이 상대적으로 쉬워졌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뿐 아니라 기업의 이해타산을 따졌을 때 중국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고 그만큼 탈중국 기조는 구조적 양상이 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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