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남기고 산화한 故 김현택 일병…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6·25전쟁 중 '734고지 전투'서 전사… 212번째 신원 확인 사례


한국전쟁(6·25전쟁) 당시 '734고지 전투'에서 적과 싸우다 산화한 국군 전사자가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0년 6월 강원도 철원군 마현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이 국군 제2사단 소속 고(故) 김현택 일병으로 확인됐다고 23일 밝혔다.

국유단에 따르면 고인의 유해는 2010년부터 13년간 총 3차례에 걸쳐 후배 장병들에 의해 수습됐다.

국유단과 육군 제15보병사단 장병 100여명은 2010년 6월 마현리 일대의 6·25전쟁 당시 개인호로 추정되는 지역에서 발굴 작전을 하던 중 고인의 넙다리뼈를 수습했고, 같은 해 10월과 2022년 11월엔 1차 발굴 지점에서 약 12~40m 떨어진 곳에서 엉덩뼈, 넙다리뼈 등을 추가로 찾아냈다.

고인의 유해 주변에선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던 숟가락, 약병, M-1 소총 탄피 등 유품도 다수 발굴됐지만 당시엔 신원을 특정할 만한 단서는 식별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국유단 기동 탐문관은 고인의 병적자료에서 본적지(전남 신안군)를 확인한 뒤 행정관서의 제적등본 기록과 비교해 2016년 4월 고인의 딸 득례씨에게서 유전자 시료를 채취했고, 유해와 정밀 대조 분석한 결과 부녀관계임을 확인했다.

김 일병은 국유단이 2000년 4월 전사자 유해발굴을 개시한 이후 212번째로 신원을 확인한 사례다.

고(故) 김현택 일병의 유품.(국유단 제공)
고(故) 김현택 일병의 유품.(국유단 제공)

김 일병은 1926년 2월 전남 신안군 증도면 일대에서 4남3녀 중 둘째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농사를 짓다가 결혼해 1녀를 뒀다.

김 일병은 1951년 5월 입대해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은 뒤 2사단에 배치됐고, 1951년 8월2일~9월3일 철원 인근에서 벌어진 '734고지 전투'에 참전 중 1951년 8월15일 25세 나이로 전사했다.

'734고지 전투'는 전쟁 당시 철원군 적근산과 김화군을 연결하는 중부전선 요충지로서 치열한 공방전이 수차례 전개됐던 곳이다.

고인에 대한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경기도 수원의 유가족 자택에서 엄수된다.

득례씨는 "아버지 유해를 찾아 인생의 숙제를 마친 기분"이라며 "유해를 찾기 위해 고생한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6·25전사자 유가족(전사자 친·외가 포함 8촌까지)은 국유단에 유전자 시료 채취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자가 제공한 유전자 정보를 통해 전사자 신원이 확인됐을 땐 포상금 1000만원이 지급된다.

국유단은 "6·25전쟁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참전용사와 유가족의 고령화 등으로 유가족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발굴된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시간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당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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